ICT어드바이저/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ICT어드바이저/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올해 장마가 50일을 넘겨 역대 최장이라고 한다. 북극지방의 이상 고온으로 한반도에 장마전선이 정체되면서 끊임없이 비가 내린다. 거기다가 태풍으로 습기가 공급되면서 어느 지역은 하루에 일 년치 비가 내렸다. 코로나로 약해질 대로 약해진 경제에 긴 장마로 더욱 어려움이 덮친다.

농촌의 어려움은 더하다. 그동안 애써 키운 농작물이 비에 잠기고 쓸려가 막막할 뿐이다. 채소 가격이 뛴다고 하지만, 장마 피해를 피한 지역도 수확량이 줄어 큰 도움이 안 된다. 한창 휴가철에 소비가 늘어야 하지만 코로나로 줄어든 수요에 장마로 더욱 위축되고 있다.

농촌만이 아니다. 기업들도 울상이다. 더울 때 덥고, 추울 때 추워야 경기에 좋다. 그래야 의류가 팔리고, 가전도 팔린다. 시장에서는 올여름 장사는 접었다는 상인이 많다. 여름이 끝나면 좋아질까. 이것도 장담하기 어렵다. 코로나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계속 확진자가 나온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들린다.

지금은 뉴노멀의 시대라고 한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미래를 예측하여 미리 이리저리 움직이는 일이 힘들다. 뉴노멀 시대에는 예상이 안 된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닥쳐오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해서 움직이는 대신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얼마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지 이번 장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당초 기상청은 8월 초에는 장마가 끝나고 역대급 폭염이 올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입추가 지나도 덥지 않고 비만 줄기차게 왔다. 강수량이 예측을 벗어나다 보니 물관리가 안되어 둑이 터지고 홍수가 났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 변화가 예상하기 어렵고 곳곳에 재앙이 일어난다.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온난화로 한국에서도 열대작물의 재배가 늘고 있다. 국산 망고의 생산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파파야도 생산 지역이 늘고 있다.

코로나로 비대면 인터넷 시대가 한창이다. 농부들은 일부 젊은 사람을 빼고는 비대면 인터넷 시대에 적응하기 어렵다. 변하는 세상에 쫓아가기 어렵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다 보니 정신 차리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변하는 세상 속에 살아왔다. 10년 전과 지금은 너무 다르다. 우리 자신도 10년 전과 지금이 다르다. 우스개로 젊은 사람들은 라떼를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면 나이 든 사람들이 “나 때에는 말이야 ~”하고 잘 말하기 때문이다. 과거가 지금보다 얼마나 다른지 이야기하려는 의도이다.

우리도 변하였다. 지금도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단지 젊었을 때는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적응했지만, 나이가 들면 변화가 힘들다. 이는 심리적으로 당연하다. 나이가 들면 정치적으로도 보수가 된다. 변화가 피곤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는 변화가 크다고 생각하는 반면 앞으로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아니 그렇게 기대한다. 미래는 알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현재의 방식으로 머물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예측하지 못한 긴 장마가 오듯이...

긴 장마로 무너진 제방을 쌓고, 비닐하우스를 복구하고 다시 시작하자. 역대급 장마가 오고 피해가 막심해도 사람의 의지는 꺾을 수 없다. 우리는 늘 변화하는 시간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왔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일이 앞으로 또 발생할지 모르지만, 미래는 만들어 가면 된다. 희망과 긍정의 끈을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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