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사 겸 SNS매니저/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IT강사 겸 SNS매니저/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여름 휴가철이다. ‘고생한 당신이여 떠나라’라는 말에 줄줄이 가방을 쌌던 우리였다. 그런데 코로나로 마음대로 못 간다. 인크루트사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여름 휴가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18.7%에 이르고 있다. 반면 휴가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26.8%에 그쳤다. 이는 2019년(78.2%) 대비 51.4%P가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꺼려지기는 해도 고생한 당신은 쉬어야 한다. 그래서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는 ‘국내 여행’,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 ‘집콕’, ‘식도락’, ‘자연 감상’, ‘캠핑’, ‘차박(차에서 숙박)’이다. 코로나로 안전이 최우선이다 보니 여기에 맞춘 여행이 중심이다.

여행은 일상에서 탈출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우리와 다른 외국에서 색다른 경험이 관심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안전하게 쉬는 것으로 변했다.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으면서 쉴 수 있는 휴가를 원한다. 단체보다는 가족 중심이다. 가족끼리 지역 맛집을 찾는다. 번잡한 해수욕장보다 자연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캠핑과 자전거 여행이 활발하다.

홈캉스의 인기도 만만하지 않다. 홈캉스는 집(Home)과 바캉스(Vacance)의 합친 말이다. 집 나가면 고생인데 멀리 갈 거 있나. 오랜만에 늘어지게 늦잠 자고, 가까운 브런치 맛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베란다에 미니 풀장을 만들어 아이들과 놀고, 저녁은 배달 앱으로 먹고 싶은 것을 시킨다.

도시민들만 홈캉스를 즐기는 게 아니다. 농촌에서는 바빴던 일손을 잠시 내려놓고, 동네 지인들과 개울에서 고기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코로나 시대에는 잘 모르는 외지인들과 어울리기보다 동네 사람이 안전하다. 청정지역인 농촌이 많다.

혼행도 유행이다. 혼자서 훌쩍 떠나는 여행은 색다른 경험이다. 혼행의 인기 여행지는 부산이다. 아무 생각 없이 바닷가를 거닐거나 멍하니 바다를 바라본다. 색다른 돼지국밥을 먹거나 가야밀면을 즐긴다.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여행지가 새롭게 떠오른다.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 숲은 상쾌함을 선사한다. 하얀 나무껍질이 특징인 자작나무는 감탄을 자아낸다. 자작나무는 자일리톨 껌의 원료이다. 철원의 두루웰 숲속문화촌도 최근에 개장해서 시설이 깨끗하다. 철원군이 숲속에 만든 가족이 쉬기 좋은 장소이다. 주변에 한탄강이 있다. 관심이 덜한 북쪽이 오히려 새롭다.

코로나 시대는 뉴노멀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여행은 멀리 낯선 장소에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뉴노멀 시대에는 멀리가 아니라, 집이나 주변에서 색다른 경험을 추구한다. 국내의 색다른 장소에서 낮 설지 않는 사람과 여행한다. 일상과는 다른 환경이지만 낯선 사람이 아닌 가족 중심이다.

등산이 다시 활발하다. 내리막길을 걷던 아웃도어 판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몸에 착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고 등산하는 여성이 많다. 등산이 중년만의 취미가 아니다. 조직 생활보다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2030세대가 나서고 있다.

자전거 판매가 전년 1분기 대비 45%나 증가했다. 서울시가 6월12일 발표한 ‘코로나 이후 여가 트렌드’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에서 ‘캠핑’, ‘등산’, ‘자전거 여행’을 언급한 키워드가 코로나 이전보다 20% 이상 늘었다.

스트레스 없이 느긋하게 쉬되 안전을 챙기는 일이 올해 여름휴가의 중심이다. 여름휴가를 즐기자. 지금은 답답한 코로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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