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 /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센터장
전남대학교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 /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센터장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따른 경제·사회구조 전반의 대대적 변화의 초래에 대해 디지털·그린 생태계로의 전환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판 뉴딜에 발맞춰 농산업의 변화와 혁신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농업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는 농촌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규모화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의 농가당 평균 경지면적은 1.5ha로 투자 대비 효율성을 얻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농촌의 구조적인 영세성은 농가의 수익성 약화와 인구 유입을 차단하여 농업의 경쟁력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농업분야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 수준은 2000년 3.6%에서 2018년 1.7%로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저부가가치형 산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농업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농업인구의 감소, 구조적 낙후성 및 저수익 산업구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앞에 서있다. 데이터를 매개로 농업의 생산, 유통, 소비를 고도화할 수 있는 전후방산업 육성을 통해 농산업 저변을 확대하고, 산업의 총 부가가치를 확대함으로써 농산업 생태계를 미래형 산업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생태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커넥티드 팜.
디지털 커넥티드 팜.

감염병 사태가 일상과 방역의 공존 단계로 진입하면서 온라인·비대면 수요가 오프라인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 패턴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농업은 생산-유통-소비의 전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파종에서부터 생육, 수확의 전과정이 데이터화되고, 이러한 데이터가 인공지능과 결합하면서 환경부하 저감과 농자재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능형 고효율 농업생산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여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매개물이 될 것이다.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 소비 과정에서 획득된 데이터는 생산자, 소비자, 기업체, 정부기관 등에 공유되어 농업의 오랜 난제인 수급조절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 전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미래 산업의 핵심요소는 인재, 데이터, 스마트 자본이다. 농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와 기업의 탄생-성장-도태 등 라이프 사이클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자본이 투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창의성을 가진 다양한 젊은이들이 농업 분야에 유입되어 도전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농업의 신산업을 창출하고 농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디지털 트윈 활용 트랙터 원격진단.
디지털 트윈 활용 트랙터 원격진단.

디지털 농산업 생태계의 핵심 구성품은 지능형 농기계이다. 미래 지능형 농기계는 농작업용  로봇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농경지에서의 데이터 수집 플랫폼 더나아가 농경지, 작물, 드론 등과 초연결된 움직이는 관제센터의 역할도 수행하게될 것이다. 이러한 지능형 농기계에 기반하여 디지털 커넥티드 팜이 구현되고 있고, 디지털 트윈 기술과 융합하여 가상의 농업환경에서의 농작업 수행, 농기계의 성능시험 및 고장진단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을 통해 경제·사회구조 전반을 혁신하여 글로벌경제 선도 국가를 이루고자 한다. 그동안 구조적인 한계와 산업구조의 영세성으로 인해 침체되어 있던 농업을 글로벌 신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은 절호의 기회이다.

농산업의 디지털 뉴딜은 일종의 디지털 SOC로서 민간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농산업의 디지털 뉴딜에 과감히 투자하여 농산업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국가로 발돋움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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