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 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 대표이사
남영준 ICT 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 대표이사

△코로나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고 있다. 미국은 하루에 5만명 이상 추가되면서 확진자가 3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세계적으로도 1,30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는 불과 6개월 만에 전 세계 어디서나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무증상감염 비율이 10%를 넘는데 실제 모르고 지나간 사람이 있어 더 많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주변에서 전염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최근에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초기에 유행했던 S, V 그룹이 아니라 전파력이 6배나 센 변종 GH그룹으로 알려졌다.

감염병을 잡으려면 예방, 진단, 치료, 방역 4가지 분야에서 잘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이 진단과 방역체계는 잘 작동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이다. 세계는 백신을 개발하려고 박차를 가하고 있고 많은 국가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도 우리 손에 쥐기는 쉽지 않다. 임상 시험 등 일련의 과정에 차질이 없다 해도 1년 가까이 걸린다. 더구나 싼 값에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려면 더 걸릴지 모른다.

△코로나와 함께 사는 세상의 모습

코로나와 함께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아이들이 학교에 매일 가지 않는다. 격일로 가다가 못 가기도 한다. 사회가 정해진 계획대로 움직이지를 않는다. 생소한 환경이 수시로 닥치고 해결방안이 뚜렷이 없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해외여행은 불가능하다. 항공업계는 울상인 반면 국내 캠핑과 골프는 호황이다. 그리고 여름휴가 여행을 포기한 사람이 32%라고 한다. 이로 인해 게임 사용자가 급증하고, 집밥족을 위한 필수 식재료가 잘 팔린다. 참기름 판매가 지난해 동기보다 25%나 증가했다.

온라인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배달 앱을 통한 음식 주문과 온라인 쇼핑이 코로나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고연령층에서 비대면 은행 계좌 개설이 늘어나고, 온라인 금융거래가 증가했다. 그동안 두려움으로 접근하지 못했거나 포기했던 온라인 거래가 코로나로 늘고 있다.

코로나 무기력증이 발생하고 있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일하는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제한된 취미활동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 거기다 실직에 대한 불안감 디지털화되어 가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기력증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

세계식량기구(FAO)에 의하면 식량문제는 코로나보다 기후가 더 영향이 크지만 아직 까지는 식량 위기는 없다고 본다. 식량 소비는 코로나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실업이 증가하면서 감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량을 자급자족하지 못하는 일부 국가가 코로나로 수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농촌의 고령화로 외국에서 온 노동력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 제 나라로 귀국한 외국인이 많고 지금은 오기가 어려워 농촌의 일손이 부족하다. 특히 밭농사에 어려움이 많다.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는 이상 외국 노동자가 들어오기 쉽지 않다.

지난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코로나 이후 귀농 의향이 증가했다는 응답(20.3%)이 감소했다는 응답(8.2%)보다 높게 나왔다. 정부는 코로나로 귀농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1997년 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고용이 줄자 귀농이 일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촌의 일손 부족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논농사처럼 기계화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없다. 그동안 밭작물 기계화는 해왔지만 코로나 사태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식품의 소비형태가 바뀌고 있다

마켓컬리가 시작한 새벽 배송은 식품 소비를 바꾸어 놓고 있다. 밤 11시 취침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신선식품을 받아볼 수 있다. 채소, 과일, 생선, 고기 등을 신선한 상태로 받는다. 신선식품은 잘못하면 상한다. 그래서 마켓컬리는 온라인 거래처럼 연결해 주는 게 아니라 식품을 직접 구매해서 배송한다.

이런 거래에는 수요예측과 재고 관리가 비즈니스의 생명이다. 잘못 관리하면 식품 폐기로 손해가 발생한다.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어떤 식품을 찾을지 그동안 쌓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서 대응한다. 이마트 등 다른 대형 업체들도 여기에 합류했다.

식품의 소비가 농촌에서 생산한 품목과 시간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수요에 맞추어 움직인다. 농산물의 조달이 이에 따라 이루어진다. 여기에 맞춘 농부는 고수익을 올리고, 변하는 계절을 따라 농사짓는 사람은 별 재미가 없다.

축산물도 자판기에서 팔기 시작했다. 스마트키오스크라는 회사는 언택트 시대를 맞아 무인신선식품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시도가 성공할지는 지켜보아야 하지만 신선식품을 자판기에서 팔기까지 진화하고 있다.

축산물의 온라인 구매 증가는 이미 나타났다. 이마트몰에서는 코로나 사태 후 돼지고기의 온라인 구매가 늘었다고 한다. 고기를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언택트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구매로 돌아선 사람들은 코로나가 끝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너무 편리하기 때문이다. 한번 변한 소비형태는 다시 예전으로 복구하지 않는다. 변한 소비형태에 맞추어 농사도 바뀔 것이다. 농촌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개인의 일상이 디지털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오자 변화에 빠른 사람부터 바꾸었다. 전화만 사용하는 사람은 오랫동안 폴더폰을 이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집안에 갇혀 지내자 스마트폰으로 영상 보기가 크게 늘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하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등 동영상을 보는 시간이 올해 4월이 작년보다 67.8%가 늘었다고 한다.

연령별 영상 시청시간이 60대가 30대보다 많다. 나이가 들어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카톡으로 주고받으며 공유한다. 이제는 무엇이 궁금하면 스마트폰에서 검색한다. 코로나가 스마트폰 사용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다양하게 사용한다. 디지털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 이자 3% 주는 통장이 어디 있나요. 100만원이 한도라고 해서 부모님까지 다 동원해서 개설했어요” 네이버에서 6~8월까지 개설하는 통장에 이자율 3%를 주자 많은 사람이 개설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에 진출했다. 카톡으로 송금하고, 통장을 관리하는 사람이 많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발하다. 젊은이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했지만, 코로나로 나이 든 사람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농기계업계도 변화에 발맞추어야 한다

농기계의 수요자는 농민이고, 농민의 수요자는 도시 소비자이다. 식품의 소비형태가 바뀌고 그 변화가 농사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가는 농민은 여기에 빨리 대응한다. 나이든 농민도 스마트폰 활용이 늘어나고 디지털화되어 간다. 코로나로 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고 있다.

농기계 업체가 크든 작든 간에 변화에 앞서가는 농민의 니즈를 파악해 필요한 기계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온라인 시대에는 선점자의 효과가 크다. 온라인에 익숙한 사람은 직접 기계를 보지 않아도 구매를 결정한다. 온라인에서 평판과 사용 후기가 중요하다.

농기계 유통도 온라인에 익숙해야 한다. 수요자인 농민이 온라인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유튜브의 영상을 보고 정보를 얻는다. 영상에 익숙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그러므로 유튜브와 카카오라이브 등 영상 도구를 잘 활용해야 한다. 영상도 단순 촬영이 아니라 스토리를 입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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