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코니카 대표 / 농학박사
아그리코니카 대표 / 농학박사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다툼은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글로벌 패권 도전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글로벌 전략 지형을 변화시키기 위한 판 흔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WTO 체제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WTO 체제란 원래 글로벌 교역을 증진시켜서 전 지구적인 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세계질서 체제라 할 수 있다. WTO 체제 하에서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들과 선진국들은 상호호혜적인 발전의 과실을 나누어 가질 수 있었으며 후진국들에게는 개발전략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전략적으로 가장 잘 활용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그들의 경제개발 성과는 세계인들 특히 미국의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하였고, 이제 미국은 패권에 대한 도전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글로벌 정치 상황이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를 위축시키는 방향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의 글로벌화는 선진국들과 후진국들 모두에게 성과와 발전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에 선진국들도 글로벌화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단지 세계의 패권 국가 미국은 향후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의식하면서 자신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글로벌 협력체제 구축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미국은 핵심 부품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은 전통적으로 세계 경제에서 국제 분업 관계가 가장 잘 형성된 분야이며 농기계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글로벌화 트렌드의 수혜산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농기계산업은 발전 과정에서 글로벌화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1차 기회는 살리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제는 2차 기회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1차 기회의 상실은 농기계 사업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시장을 외국의 선험적 글로벌 기업들에게 일부 내어주는 위험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우리나라의 농기계산업이 글로벌화 추진을 위한 전략은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로컬(Local) 전략은 최종적으로 지역사회와 기업 간의 연대로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기업이 속해 있는 국가, 또는 기업이 위치 해 있는 지역, 또는 어떤 기업의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농산물 주산지의 지역사회와의 연대로 연결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지역사회와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시도들은 창의적 노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시너지는 농업생산의 효율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복원력(Resilience)을 강화하며 그 지역의 사회적 가치를 강화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기업과 지역사회의 연대가 형성되고 이런 기업의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기계 산업을 글로벌화 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이를 통한 국내 시장에서의 기반 강화가 절실한 국면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의 농기계 기업들에게는 성숙한 글로벌 마인드(Global mind)와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의 개발 및 추진이 필요한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기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