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T강사 겸 SNS매니져 / 전 국제종합기계(주) 대표
남영준 IT강사 겸 SNS매니져 / 전 국제종합기계(주) 대표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일상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로 모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고, 어울리지 못한다. 함께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우르르 나가 함께 먹고, 마시는 풍조는 사라지고 혼자서 또는 끼리끼리만 함께한다. 이러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이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코로나 이전만 해도 음식문화는 사람들이 점점 집에서 요리하지 않고 중국처럼 아침부터 나가서 사 먹거나 아니면 미국처럼 집에서 간편식을 하는 트렌드라고 보았다. “10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다. 20년 후면 사람들은 음식을 직접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

중국은 코로나 19를 겪은 후 눈에 띄는 변화가 신선식품의 구매가 늘었다는 점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선식품을 조달하여 음식을 해 먹는 일이 증가하였다. 중국의 최대 온라인 거래인 알리바바를 통해 사는 식품의 종류가 스낵, 견과류 등 비 필수식품은 73%에서 22%로 국수, 쌀 등 필수식품은 24%에서 67%로 증가하였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거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지난해 매출이 7조원으로 롯데마트의 6조원을 넘어섰다. 온라인으로 식품을 거래하는 방식은 첫째, 전자상거래로 팔고 사는 방식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 방법은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 상품과 구매처를 정하면 생산자가 배송해 주는 방식인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

둘째는 소비자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저장소를 두고 신선한 식품을 즉시 배송하는 방식이다. 저녁에 주문하면 새벽에 갖다 놓는 마켓컬리가 선풍을 일으킨 뒤 쿠팡 등 많은 업체가 참여하여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쓱배송 등 어느 방식으로 진행이 되든 신선식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간다는 점은 틀림없다.

마켓컬리는 신선함을 주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데 ‘수산물 48시간 내 배송’, ‘산란 후 5일 이내 달걀 배송’, ‘동물복지 우유’ 등에다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검사로 안정성을 보장하는 등 경쟁은 점점 신선과 안전에 초점을 맞추어 가고 있다.

IT 전문기업인 지어소프트의 자회사인 오아시스는 우유,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데, 생협을 중심으로 하는 유기농 생산자들과 직접 거래하여 오아시스 물류창고에 모으고 이를 포장하여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이런 현상이 생산자인 농민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지금처럼 농사지으면 정부에서 수매하거나 산지 유통인이 구매하여 도매시장으로 넘기는 구조가 계속 중심이 될까? 아니면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직접 신선식품을 구매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넘어갈까?

논농사인 쌀은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 상품이 아니고 정부 정책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품목이므로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러나 밭농사는 소비자의 음식문화와 유통구조가 바로 영향을 미치는 품목으로 코로나 19 이후 소비자의 음식문화 변화와 온라인 거래가 농업에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농기계도 논농사 기계는 정부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반면 밭농사는 사람들의 음식문화 변화를 예의 주시하여야 한다.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신선식품은 모든 농민이 대량생산으로 한꺼번에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때마다 필요한 양을 적기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맞추어 농사가 이루어지고 필요한 기계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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