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일 아그리코니카 대표
남상일 아그리코니카 대표

2020년 1/4분기는 해빙에 대한 기대심리로 시작하였으나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의 발생은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불확실성으로 바꾸어 놓았다. 잠시 시간을 되돌려 지난 연말연시를 돌아보면, 불안정한 경기 여건에서도 미·중 간의 무역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에서 호경기에 대한 일말의 기대심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가 온통 바이러스 문제에 매몰된 모습이다.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의 코로나19 전파양상은 초기대응의 미비로 1차 방어선은 내주었지만 이후 단계에서 방역 및 의료 분야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적인 호응으로 1차 위기는 넘어서는 형국이며 향후 지역감염의 불확실성 앞에서 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서 WHO의 판단은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의 선언으로 결론지어졌고 이로 인한 세계적 경기 충격은 2009년 금융위기 이래 가장 커다란 경제적 불확실성을 세계 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경제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질병의 발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이런 문제는 자연과학 영역의 문제이기 때문에 경제 시스템의 불확실성과는 다른 특성의 문제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은 향후 코로나19의 전개 과정을 약 1년간의 확산, 그리고 토착화(Endemic)의 과정을 거칠 것이며 약 1년 후 즈음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면서 일상 질병화 하는 안정화 단계로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전개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분야일수록 경제 심리적 불확실성은 일종의 상처를 남기겠지만 결국은 새로운 시장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세계 농업 경기는 경제 여건과 자연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수년간 세계적으로 기상 여건은 작물 생산에 매우 우호적인 상황을 조성하고 있어서 세계적 풍작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세계 경제의 상황은 느려지는 성장 속도에 대한 우려 그리고 경기사이클에서 호경기의 후반부에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 정도의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곡물 재고의 증가는 필연적인 국제곡물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외에도 세계 곡물 수요의 감소를 일으키고 있던 문제 중에는 미국 셰일 오일의 채굴량 증가와 최근 격화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안 간의 원유 증산 다툼으로 인한 국제 유가 하락이 에탄올에 대한 지속적인 생산 감소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옥수수 생산량의 약 1/4은 에탄올 생산에 이용되고 있었다. 국제원유가격의 하락과 에탄올 생산 감소 압박은 국제곡물가격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제1의 농기계 생산기업인 D사는 2020년도 1/4분기의 매출이 전년 대비 약 6%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동양권의 글로벌 농기계 생산기업인 K사의 경우 2019년도 해외 매출액이 전기대비 약 2.7% 증가했으며 2020년에도 북미 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매출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기계 산업의 주력 수출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 지역의 농기계 시장은 하방압력 상황에서 균형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농기계 산업이 지속발전하고 글로벌 경쟁력의 비교우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일한 패스트 팔로워의 자세에서 벗어나 차별적이고 창의적인 화두를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목표와 창의적 영업전략과 개발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취약한 경쟁력 상황에서 바라건 데,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조차도 새로운 화두의 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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