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FTA개방 앞서 수입품 대비 경쟁력 갖춰야

FTA를 통해 사과와 배 등의 신선과일 수입 허용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선별·포장 기계 개발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토불이를 외치며 국산품 애용을 당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수입산 과일에 맞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산 과일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세척·선별·포장 기계의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최근 사과와 배 등의 신선과일 수입을 허용하라는 해외의 압박이 거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부터 두차례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사과와 배를 비롯해 복숭아, 자두 등 핵과류 시장을 개방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산 사과 등은 각종 과실파리, 잎말이나방 등이 국내로 유입돼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 식물방역법 제10조에 따라 수입을 금지했다. 8단계로 이뤄지는 수입위험평가는 지난 2006년부터 5단계에 멈춰있다. 6~8단계는 형식적인 절차로 사실상 5단계가 마무리되면 수입개방이 이뤄진다.

한 농민은 “사과와 배가 국내 과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수입 개방 이후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과거 아로니아 시장처럼 전체 과수농가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붐을 일으켰던 아로니아는 분말형태의 제품이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돼 신선시장은 경쟁력을 잃었다.

학계 관계자는 “수입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제품의 생산과 저렴한 공급, 이 두가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맛있는 과일을 적은 비용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선별·포장기계의 활용이 필수”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농가나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등에서 사용하는 선별기는 크기에 따라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1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압상 등의 문제를 보완한 완전 자동화 선별·포장 기계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PLS 등이 이슈가 되면서 선별기 시장에 세척 기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포장되길 원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다각도로 관측하고 예측해 제품 개발에 반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에 발효된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2018년 2월에 정식 서명된 한·중미 FTA에 이르기까지 총 57개국과 16건의 FTA를 체결했다. 특히 부류별 수입관세 철폐율 중 신선과일은 2008년 1.6%에서 2019년 18%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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