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마력, 대형농기계 선호
일본구보다 농기계 시장 장악
효육적인 수출정책의 필요성
제조업체의 적극적 지원요구

최근 동남아 각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해외자본 유치와 공업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업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고 인구의 도시집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연적으로 공업 부문 및 도시로 농업인구의 유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한 농촌의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 농가당 경지면적 증가 등 농업기계화의 경제적 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조성되고 있고, 농기계의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김경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동남아 주요국의 농기계 시장에 대해 심층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의 동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동남아 농업기계화 수준
동남아의 농업기계화는 주로 벼농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벼농사의 농작업별 기계화 수준은 국가별로 차이는 있다. 하지만 경운작업과 탈곡작업의 기계화 수준이 가장 높아 70~90% 수준에 이르고 있다.

방제, 운반작업의 기계화 수준도 60% 이상으로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앙, 파종, 건조, 수확작업은 기계화 수준이 낮다. 국가별로는 태국, 베트남의 기계화 수준이 가장 높고,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기계화 수준이 낮은 편이다.

농기계 이용은 크게 2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소유-개인이용 형태와 임작업자를 이용한 형태다.

개인소유-개인이용 형태는 주로 대형 농장 또는 상업적 플렌테이션의 농기계 이용형태고, 일반 농가의 대부분은 임작업자를 이용한 형태다.

따라서 사탕수수, 카사바, 옥수수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농장에서는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한 대형 농기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임작업자도 많은 작업량을 확보하기 위해 80~90마력대의 트랙터, 보통형 콤바인 등 대형 기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일반 소규모 농가는 대부분 동력 경운기, 중고 트랙터, 이동식 탈곡기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동력경운기와 소형 트랙터는 농업용 외 운반작업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개인소유 비율은 농기계의 크기, 형식, 가격 등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에서는 농가의 영농규모가 아직 소규모 영세농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높지 않는 편이다.

* 동남아 국산 농기계 수출현황
동남아로 수출되는 국산 농기계의 총 수출액은 지난 2017년 말 현재 약 6,275만 달러이며, 이는 농기계 수출총액의 약 7% 수준이다. 지난 10여년간 수출액의 추이는 지난 2014년에 1억 2,000만 불로서 최고 수준에 달했으나 이후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 2014년에 대동공업이 미얀마로 약 3,500여 대의 트랙터를 수출한 실적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국산 농기계의 수출총액에서 동남아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유사한 경향으로 변해 지난 2014년도에는 14%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감소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동남아 수출총액에서 국가별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얀마가 26%로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태국이 21%, 베트남이 15%, 말레이시아가 12%, 인도네시아가 11% 순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인도네시아가 22%로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베트남이 21%, 말레이시아가 15%, 미얀마가 14%, 태국이 13%, 필리핀이 11% 순이다.

즉, 국산 농기계의 주요 동남아 수출국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7년도 기종별 수출현황은 동남아 수출총액의 33%를 트랙터가 차지하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약 1,880만 달러에 이른다.

다음으로는 사료조제기가 22%, 부품이 11%, 펌프가 9%, 건조기가 8%, 방제기가 3%, 기타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트랙터는 주로 태국으로 수출됐으나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와 미얀마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도에는 트랙터의 동남아 수출총액에서 인도네시아와 미얀마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4%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태국이 13%, 말레이시아가 12%, 베트남이 4%, 필리핀이 3%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유망한 국산 농기계의 동남아 수출 기종은 트랙터이나 동남아 시장에서 트랙터의 경쟁은 치열한 편이다.

태국에서 생산된 일본의 구보다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뉴홀랜드, 존디어, 인도의 마힌드라, 소나리카, 중국의 YTO, Boton, Kinta, 벨라루스의 MTZ 트랙터 등이 경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리의 람보르기니 트랙터도 시장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 동남아 농기계 시장현황
동남아 농기계시장의 특징은 동남아 각국의 농기계 산업이 형성되기도 이전에 이미 트랙터, 콤바인 등 주요 농기계는 일본, 미국, 중국, 인도,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 생산된 수입 농기계가 시장을 장악해 치열한 판매경쟁의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건조저장시설에서도 자국산 제품보다는 일본, 대만, 한국, 중국산 중대형 건조기와 저장시설의 경쟁이 치열한 실정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처음 동력경운기를 생산했던 1963년과 트랙터를 처음 생산했던 1969년 당시에는 일본, 미국 등 외국의 농기계 대리점이 국내에 없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즉, 우리나라는 자국의 농기계 산업에 의해 농기계 시장이 형성됐고, 그 후 외국의 농기계가 국내시장에 진입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2012년 동남아 농기계 시장의 규모를 약 11억 불로 평가하고, 2016년까지 12.1%의 연평균 성장률을 예측한 보고서가 있다. 이 보고서와 최근 동남아 각국의 발전 속도를 감안해 2018년의 시장규모를 추정하면 약 20억 달러이상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중 가장 큰 시장은 인도네시아 시장으로서 총 시장규모의 약 4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태국이 19%, 베트남이 10%, 필리핀이 9%, 말레이시아가 7%, 그 외 아세안국가가 12%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을 위한 투자와 노력은 기본적으로 수출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의 몫이다. 재정능력이 충분하면 외부의 도움 없이도 제조업체 스스로가 이를 수행할 수 있지만, 현재 국내의 농기계제조업체의 실정으로서는 독자적인 시장개척과 수출모델 개발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내 농기계 제조업체의 실정으로서는 독자적인 시장개척과 수출모델 개발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내 농기계 제조업체가 경쟁이 치열하고,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요구되는 해외시장에서 시장개척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외형적인 국산 농기계 수출의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한 수출이 수익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수출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고,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러한 지원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국내 농기계산업의 기술수준은 이제 헤외시장에서도 충분한 가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생산기술면에서도 그렇고, 제품의 성능과 품질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모든 기종과 기술분야가 모두 그러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국산 농기계의 장점과 기술수준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을 마케팅을 이용해야 하며, 특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구매력 수준에 따라 수동식, 기계식, 자동식, 전자화 등을 다양화해 제품의 라인업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즉, 시장 구매력에 따라 적절한 가격의 제품을 제공해야 할 것이고, 같은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구매력에 따라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제공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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