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戊戌年) 새아침이다. 농축산인·농기계인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이 넘쳐나고 뜻하는 바 모두 성취되기를 마음 깊이 기원드린다.
올해는 특히 88서울올림픽 이후 30년만에 세계인의 대축제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공감과 치유, 상생과 협력, 지역혁신, 평화와 화합등을 핵심추진전략으로 오는 2월9일부터 17일간 전 세계 젊은이들이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루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도 함께 기원한다.
이 올림픽 개최기간동안 국민들은 함께 열광하고 전폭적인 응원을 하겠지만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야기된 안보불안으로 온전히 즐길 수 있을지 우려되는바 적지 않다. 핵개발을 완수했다며 핵보유국임을 만천하에 선포한 저들이 전 세계인의 강력한 저지에도 불구하고 또 언제 어떤 형태로 도발을 자행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북의 도발은 핵무기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도 사실상 핵공격이상의 치명타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한·중 간 갈등의 불씨를 그들이 제공한 탓이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DD) 배치를 빌미삼아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물론 중국에 진출한 상당수 기업에 노골적인 보복조치를 감행했고, 반한(反韓)을 넘어 혐한(嫌韓) 분위기를 조장함으로써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줬다. 한·중 정상이 마주하기도 했지만 이 문제는 기대만큼 풀리지 않고 앙금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를 친중(親中) 기류로 인식하고 우리를 곱게 보지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는 이들 양대 교역국을 빼놓고는 수출을 논할 수조차 없다. 농기계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미국은 농기계수출이 절반을 넘고 있고 중국은 아직 미국의 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거대시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대외환경변화에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외환경이 호전되면 모든 문제가 순탄히 해결되리란 안이한 기대는 금물이다. 시급한건 세계적 조류를 간파하고 이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다. 그 첫째가 4차산업혁명의 성공적 실현이다.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에 대해 기존의 산업혁명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지각변동수준이라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기존 산업혁명과 달리 모든 국가, 모든 산업분야에서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고 결국 경제·사회·문화 제분야에서 전혀 다른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향후 세계가 직면한 화두로 ‘4차산업혁명’을 던졌던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까지 로봇약사가 등장하고 3D프린터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될 것이며 기업의 30%는 인공지능으로 회계감사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놀라운 예측을 한 바도 있다.
농기계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국인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농기계의 무인화에 올인 했다. 당초 일본정부의 구상은 올해까지 가동농기계의 3분의2를 무인 농기계로 대체하고 2020년까지 무인농기계를 전면 실용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 진출하여 내수시장 상당부분을 점하고 있는 구보다와 얀마도 무인농기계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구보다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연내 자율주행농기계를 선보일 수 있고 얀마 또한 1~2년 내에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우리의 경우 4차산업혁명에 대한 대책이란 걸 지난해 하반기에 내놨다. ‘4차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자율주행차·무인기(드론) 등 선도 신산업분야를 선정하고 규제와 투자제도를 정비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따라서 선정된 선도분야에 대한 R&D예산과 세제혜택은 물론 데이터와 인력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시범사업에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40세이하 농가경영주가 전체의 1.1%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영농에 필요한 시설·장비의 무인화가 가장 절실한 분야가 농업현장임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여느 산업보다 앞서 4차산업혁명을 반드시 성취해야한다. 고령화로 인한 농촌노동력을 첨단농업기계로 신속히 대체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출발이 뒤진건 사실이다. 그러나 심기일전하여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살려 반드시 4차산업혁명에서 당당히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손꼽히는 IT강국이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연결과 지능이라고 한다. 때문에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빅데이터·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하여 혁신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IT강국의 이점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제는 농기계분야 4차산업혁명의 추진체계다. 정부 내 강력한 추진 조직과 전문 인력의 충분한 확보가 선행돼야 R&D예산확보를 비롯한 제반정책을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것이다. 영농인력이 없으면 농업이 죽고 농업이 사라지면 농기계산업 또한 존재가치가 없어진다. 올해는 열일 제쳐두고 오로지 4차산업혁명에 사력을 다해 매달려야 할 것이다.

 

 

발행인 사장 이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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