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일본에서 개발하고 있는 농업용 로봇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살펴보았다. 트랙터 및 수확 로봇은 관리해야할 농지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노동력 부족 해결과 농작업 효율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이앙과 제초로봇은 고령 농업인의 고역 및 위험작업으로부터의 해방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다.


또 GPS 가이던스와 자율직진 주행시스템은 농작업에 익숙하지 못한 신규 취농 농업인과 대규모 농경지를 경작하고 있는 농업인의 농작업을 보조해 주는 차원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제초로봇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모든 로봇이 GPS 위성신호를 받아 동작되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어 높은 정밀도를 가진 위치정보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가가 로봇개발의 핵심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그 중요성을 일찍부터 알고 있던 일본은 지난 10월 10일에 최남단 가고시마현 타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일본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전지구 측위시스템) 위성 미찌비키(MICHIBIKI) 4호기를 발사했다. 일본판 GPS시스템인 준천정위성시스템(Quasi-Zenith Satellite System) 구축을 위해 4번째로 쏘아 올린 위성이다. 이 위성은 일본 상공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주기적으로 기동하고, 1단계사업으로 총 4기의 위성으로 구성되었다.


2018년 봄부터는 일본 전역에서 언제 어디서나 최소 8기 이상의 GPS위성 신호를 수신할 수 있게 되어 높은 정밀도의 위치정보 서비스를 누구나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한 배경은 현재 이용하고 있는 GPS시스템은 주로 미국이 운용하고 있는 GPS위성이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따라 위치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위성수가 3~6개로 제한되어 있어 높은 정밀도의 안정적인 위치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신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1990년 이후 농업용 로봇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현장에 실질적으로 보급된 것은 완전로봇이 아닌 농작업을 보조해 주고 운전자의 편의를 도모해 주는 GPS 가이던스시스템과 자율직진 주행시스템 정도다. 그 원인은 로봇이 가동하는 환경이 다양하고 조건이 극히 균일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여러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단지 기술 개발에만 취중 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 농업현장 투입용 로봇 개발을 위한 6가지 제언
따라서 농업용 로봇이 농업현장까지 신속·정확하게 투입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고려한 상태에서 연구가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농업용 로봇 가격을 최대한 저렴화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농업은 타 산업과 비교해 산업 규모가 작기 때문에 농업기계 시장은 타 산업의 기계시장에 비해 작다. 그 때문에 농업용 로봇 등의 신규개발 등을 수행한 경우 제품가격이 내려가기 어렵고 그 결과 도입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농업인은 소규모·영세농으로 투자여력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개발단계에서 민관이 연대해 가능한 한 표준화를 추진하고 기존기술·부품의 활용을 통해 개발비용의 절감 노력을 통해 보급기종의 저가격화가 필요하다. 또한 많은 농업용 로봇이 GPS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어 정밀도 높은 위치정보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위치정보 보정신호를 쉽고 저렴하게 수신할 수 있는 GPS기지국을 중앙정부 혹은 지자체가 구축 운영해 농가가 로봇을 도입함에 있어서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정비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


둘째, 농업용 로봇 도입·수리·보수작업 체계의 시스템화가 필요하다. 로봇을 활용한 농업은 GPS와 많은 전자센서 및 기기 등을 상호 연계해 고도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도입·수리작업에 덧붙여 고장 등에 동반한 보수작업량의 증가에 의해 본래 농작업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또 도입·수리·보수 등 비용이 농업인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따라서 농업용 로봇 개발에 있어서 안정성·내구성 등을 확보하는 한편 가능한 한 기존의 상용화된 부품을 활용함으로써 비용 절감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수리·보수 등을 할 수 있는 젊은 IT인재의 육성이 시급히 요구된다.


셋째, 농업용 로봇의 보안 및 안전성을 확보하는 문제다. 농업용 로봇은 작업 중 취득한 포장정보인 데이터를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시스템 등으로 보내게 되는데 정보가 누설되는 보안위험에 대비해야할 필요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래 농업의 정보화가 실현되고 구 농가의 ‘장인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 경우 이와 같은 ‘장인기술’은 지적재산이고 그 관리수법을 구축하고 제도적으로도 지켜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농업용 로봇은 농업인의 노력을 대폭적으로 경감하고 복수계의 농업용 로봇을 동시에 가동하기도 하고 야간 가동 등에 의해 비약적인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 올 가능성이 있다. 이에 농업용 로봇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안전기술의 개발, 안전성을 평가하는 구조의 구축, 안전기준의 책정·규격화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농업분야 데이터 표준화이다. 농업용 로봇기술의 활용 등 스마트 농업에서 공통사항으로 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해 편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농업관련 데이터의 활용은 다른 분야와 비교해 늦지만 농업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기업의 증가 등에 의해 앞으로 확대가 예상된다. 그러나 개개의 기업이 자사 시스템에서 독자형식으로 농업관련 데이터를 취급할 경우 상호 운용성과 가변성이 축소돼 데이터 활용의 범위가 저해될 위험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데이터 활용의 기본방침을 상호 운용성과 가변성에 두고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책정하여 국가와 민간이 하나 되어 농업용 로봇 등 스마트 농업 추진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순차적인 농업용 로봇 개발이 필요하다. 농업용 로봇은 농업인이 하는 일을 완전히 대체하는 식의 급격한 접근방법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 판단된다. 우선 접근해야할 부분은 농업인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힘들어 하고, 위험한 작업을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하는 로봇 개발과 보급이 추진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까지 8,590대 보급되고 있는 GPS활용 가이던스 시스템이다. 이는 완전 자율형이 아니라 농업인이 어려워하는 직진주행 작업의 보조, 모내기 전 논의 써레질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 주는 보조작업, 비료살포 폭을 중첩되지 않게 정확하게 보조해 주는 역할 등 인간의 역할을 도와주는 보조적 기능을 갖춘 장치이다.


이처럼 농업인이 어려워하는 작업을 보조해 주고, 다음단계로 협조해 주는 로봇, 그 다음 단계로 농업인을 대체해 주는 농업용 로봇 기술의 개발 및 보급을 추진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요소들을 모두 감안하여 농업용 로봇이 개발된다면 농업용 로봇이 진정한 우리 농업의 구원투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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