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마력이상 트랙터 · 콤바인, 요소수 품귀 현상
안정적 공급방안 시급… "내년 상반기 더 위험"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자칫 막바지 가을걷이와 동계작물 파종 준비에 한창인 농가의 농기계 이용에도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75마력(56㎾) 이상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트랙터와 콤바인 중 2016년 9월30일 이후 출고된 농기계는 ‘SCR(질소산화물저감장치)’을 의무 장착해 출시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달 기준 SCR이 장착된 트랙터와 콤바인을 모두 2만7,849대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요소수 필요 농기계 및 요소비료 상황점검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농가가 보유중인 트랙터 38만3,000대 가운데 요소수가 필요한 트랙터는 1만7,000여대로 전체의 4.6%, 콤바인은 농가 보유 7만9,000대 가운데 만여 대(12.5%) 가량이 요소수를 사용하는 기종으로 집계했다.     

정부는 지난 3일 기준 벼 수확이 97%까지 완료됨에 따라 당장 콤바인은 요소수 대란에 따른 농작업 애로는 크게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베일러 작업(사료용 볏짚 수거), 동계작물 파종 등 농작업 수요가 여전히 많은 트랙터는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2016년 이전 생산된 75마력 트랙터를 농가 간 연계해 사용토록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또 농협이 농작업 대행 서비스사업을 요소수 부족 농가의 농작업을 우선 지원토록 하고, 전국 시·군의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요소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임대농기계를 우선 사용토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정부방침에 대해 대다수 농가는 요소수 부족에 따른 농기계 이용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경기도의 A농가는 “늦가을 잦은 비로 인해 베일작업이 단기간에 집중되고 있으며, 로타리 작업횟수도 늘어 난데다 파종까지 완료해야 해 촉박한 농작업 일정에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는 심정인데 어느 누가 다른 이보고 먼저 트랙터 쓰라고 내어줄 형편이란 말인가”라고 토로한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품귀 대란이 단기간에 해결된 문제가 아닌 만큼 당장 내년 상반기까지라도 요소수를 사용하는 트랙터와 콤바인의 이용에 문제가 없도록 해당 농기계에 요소수를 우선 공급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불필요한 혼란과 가수요를 사전에 방지해 원활한 농작업을 통한 농산물 가격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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