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신선식품 저장위한 과냉각기술 연구 활발


농산물을 수확 후 저장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7일 건국대학교 우곡국제회의장에서 식품의 냉·해동 기술을 수확한 농산물에 적용하는 ‘농산물을 이용한 냉동식품의 연구동향 및 발전 전망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냉·해동 기술 현황 및 전망(민상기 건국대학교 교수), 냉동의 혁신기술(Da-Wen Sun 아일랜드 더블린대 교수), 고주파 기술을 이용한 해동방법(히데모토 요시키 일본 비니타사 부장), 국내 농산물 냉·해동기 연구개발 현황(김진세 농촌진흥청 연구사), 냉동나물 유통 사례(고화순 ㈜하늘농가 이사)등의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냉동저장은 냉·해동과정에서 상온이나 저온저장보다 농산물 신선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반면 장기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통업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냉동저장을 해도 영양소가 크게 파괴되지 않는 환경조건 및 공학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냉장과 냉동은 식품 저장을 위해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는 방법이다. 다만 물의 어는점 이상 온도에서 저장하는지, 그 이하 온도를 유지하는가에 따라 구분된다. 소비자들에게 냉동저장은 1년 이상 식품이나 원료를 저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농산물의 냉동 저장 기술 및 최근 국내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는 과냉각 기술에 대해 살펴본다.

농산물 냉동 저장기술
△과채류는 영하 20도 이하에서 장기저장 가능해
냉동기술은 근대적 냉동방법이 확립된 미국 수산업계에서 최초로 이뤄졌다. 당시 화씨온도 0도(섭씨 영하 18도)기준으로 수산물을 저장한 결과, 미생물 성장이 억제되고 제품의 품질변화가 최소화 돼 장기저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냉동 기준온도는 식품 품질 유지 측면에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지질 성분이 있는 식품을 영하 18도보다 높은 온도에 식품을 저장하면 영하의 온도라고 해도 산화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과채류는 영하 20도에서 영하 22도 사이에 저장할 경우 비타민 손실을 야기하지 않고 1년간 저장이 가능하다. 또 진공포장을 병행할 경우 저장효과는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최근 국내 가정용 냉동고의 온도를 영하 24도까지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 보급되는 추세다.

△농산물 장기냉동 보관 시 비타민 성분파괴
농산물은 냉동에 의한 상해가 많아 가정에서는 대파와 다진 마늘 외에 보통 냉장 상태로 저장한다.
시금치의 경우 3개월 이상 장기간 냉동저장 시 육안으로는 이상이 없어보여도 비타민 C가 파괴된다. 다만 다른 성분은 1년까지 보존되며 부패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섭취할 수 있다.


육류의 경우 지방이 다소 적은 등심 부위는 6개월에서 1년 보관이 가능하며, 지방부위가 많은 부위는 지질이 산화할 가능성이 있어 저장기간이 다소 짧다.
수산물도 육류와 마찬가지로 부위에 따라 유통기간이 다르다. 살코기는 최대 6개월, 지방이 많은 부위는 2~3개월정도 냉동 저장이 가능하다. 새우와 오징어는 3~4개월 저장이 가능한데, 전처리를 거치면 최대 6개월 저장이 가능하다.

얼음의 재결정화 방지하는 과냉각 기술
△수분이 물과 얼음상태를 오가는 ‘재결정화’ 방지해 신선도 유지할 수 있어
최근 신선식품 저장을 위한 과냉각기술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적으로 증대하고 있다. 과냉각시 냉·해동에 따른 신선도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냉동 저장은 저장 농산물을 미생물 증식 없이 장기간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장물의 수분이 얼음으로 변하면서 조직이 상한다. 게다가 해동시에 얼음으로 변했던 수분이 다시 물로 변하는 드립현상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장기저장시 한번 변화했던 얼음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물과 얼음상태를 계속해서 오가는 재결정화가 발생해 치명적인 조직손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과냉각기술이란 농산물이 함유하고 있는 수분이 물에서 얼음으로 변화하는 것 없이 어는 점 이하로 온도를 낮추는 과정을 말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온도 변화에 대한 가속도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어는점 온도를 유지시켜주다가 수분이 얼음으로 변하는 순간 급속냉동을 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급속동결 시 얼음 결정이 매우 미세하고 균일하게 농산물 전체에 분포해서 물리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다음 과냉각상태를 장기저장 중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매우 조금씩 온도를 낮춘다면 재결정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온도편차 줄이거나 전기충격으로 과냉각 기술 구현 가능해
과냉각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은 ‘정온제어’와 ‘전자기장’방식이 있다.
정온제어란 농산물 중심부 온도편차를 0.5도 내외로 유지해 과냉각의 안정성을 계속 유지시키는 방법으로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어는 점 이하에서 온도 편차가 크게 되면 물분자의 재결합을 촉진시켜 얼음으로 변화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정온제어를 이용한 기술은 국내에 슬러지 냉장고라는 형태로 출시돼 맥주나 탄산음료 등을 슬러시 형태로 마실 수 있게 해 청량감을 증대시키는 방법으로 쓰인다.
정온제어를 위해서 일반 냉동고보다 단열을 보강하고 냉동 컴프레셔를 증강운영하는 방식으로 온도편차를 줄이는 기술을 사용한다. 정온제어방식은 냉동고 문을 여닫는 경우처럼 외부 물리적 충격도 최소화해야 효용성이 있다.
전자기장을 이용한 과냉각 방법은 물분자의 극성 현상을 이용해 일정수준의 전기장을 가하는 것이다. 이에 물분자가 재배열하거나 진동을 해서 얼음으로 변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적절 전기장의 강도는 대상체의 어는점 및 전기 전도도에 따라 다르며 전기장을 가할 경우 과도한 강도로 인해 농산물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정온제어처럼 외부충격에 예민하지 않다는 장점때문에 산업과 학술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기술 실용화를 위해서는 과냉각 체인 시스템 구축 필수적
과냉각은 농산물의 냉동저장을 장기화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불안전한 상태의 과냉각 현상을 유지시켜주는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과냉각 체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농산물의 생산단계에서부터 유통, 소매점 및 최종소비자의 소비 단계까지 과냉각 상태를 유지시키는 매뉴얼과 기계가 도입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단기간에 실현하기 어렵지만 농식품 가공 기술의 국제경쟁력 상승에 필수적이므로 학자들은 국가차원의 중장기적인 투자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기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