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저장 공기중 산소와 이산화탄소 등 조절통해 저장수확물 호흡 최대 억제, 신선도 유지
비파괴선별 음파분석, 근적외선 이용, 선별대상 훼손하지 않고 내외부 품질 신속파악

수확후처리기술은 국민 소득수준과 비례한다. 배고픈 사람에게 농산물의 품질과 안전은 뒷전이기 때문이다.

국내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웰빙과 위생개념이 높아졌고, 세척, 저장, 유통분야에 대한 수확후관리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체계화가 미흡한 상황이다.

국내 저장기술은 매우 발달해있지만 상온 및 단순 저온저장, 품종 미구분, 야적과 평창고 저장이 일반적이다. 계절구분, 품종구분, CA저장기술이 보편화된 해외와 비교해 관리 경쟁력이 떨어진다.

비파괴선별기의 경우 해외가 따라오지 못 할 만큼 많은 품종을 선별할 수 있으며 속도가 빠르지만 실제 활용하는 농업인은 많지 않다.

CA저장기술과 비파괴선별기술 보급이 어려운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사업장이 높은 비용으로 수확물 품질관리에 신경 써도 소비자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저렴한 제품을 선호한다.

하지만 FTA와 TPP로 인한 농산물 자유무역 경쟁이 확대되는 시점에 CA저장과 비파괴선별기술은 장시간 수송 시 품질우위를 확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수확물 저장·유통 필수기술인 CA저장과 비파괴선별기 기술에 대해 살펴본다.

◇CA저장고

과거 농산물 저장시설이 단순히 온도 조건을 맞추는 것이라면 저장고를 둘러싼 공기 전반의 품질을 맞추는 CA저장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CA란 Controlled Atmosphere의 약자로 공기조절이라는 뜻이다. 공기중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조절을 통해 저장된 수확물의 호흡을 최소한으로 억제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CA저장효과

농산물은 수확 전 광합성 작용과 뿌리의 영양분 흡수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수확 후에는 자신의 영양분을 손실시키며 호흡함으로써 이를 유지한다. 호흡하는 수확물은 미생물 침입에 저항력이 약해지고 부패된다. 이때 공기를 구성하는 가스인 질소와 이산화탄소의 비율을 조절해주면 부패를 늦출 수 있다.

CA저장을 한 사과의 경우 1년을 저장해도 수확 시와 같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후숙과 노화가 억제돼 당과 유기산등의 구성분이 유지됐다.

농촌진흥청은 국산농산물 CA저장 적정조건을 원클릭 농업기술 홈페이지(http://oneclick.rda.go.kr/) 게재했다.

사과 후지품종의 경우 탄산가스 농도 3%, 산소농도 4%일 때 저장 가능기간이 10개월이었으며 배 신고 품종은 탄산가스농도가 3%, 산소농도가 3%일 때 저장 가능기간이 7개월이었다.

△CA저장기술

CA저장을 위해서는 저온저장고에 추가로 설치해야 할 장치들이 있다.

산소농도를 낮추기 위한 질소 주입장치, 탄산가스 농도를 높이기 위한 탄산가스 탱크와 주입장치, 수확물 저장 중 호흡작용에 의해 생기는 탄산가스와 에틸렌을 제거하는 장치가 그것이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 가스를 주입하거나 제거하며 변경되는 밀도를 조정하는 농도조절기도 필요하다.

해외는 CA저장기술이 상용화됐는데 지역별로 아나로그 방식과 퍼지방식으로 나뉜다.

아나로그 방식이란 주로 유럽에서 사용하는데 CA저장고 내 증가하는 탄산가스와 에틸렌가스를 흡착장치로 빨아들여 유해요소를 제거한 뒤 재투입하는 것으로 에틸렌에 민감한 작목인 참다래 등에 유용하다.

퍼지방식이란 주로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사용하는데 탄산가스와 에틸렌가스를 제거하기위해 질소가스를 주입시켜 순환시키는 것으로 에틸렌가스보다 탄산가스 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해 맞춰주는 방법이다.

△국내 CA저장 산업현황

현재 국내 수확물은 사과, 배, 참다래, 단감 등 과실류가 CA저장 주요품목에 포함되는데 해외의 적용범위에는 못 미친다. 해외는 채소류까지 CA저장 활용을 확대 적용해 양배추 등을 CA저장기술에 포함시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채소, 버섯류는 저장기간이 다른 수확물에 비해 짧지만 유통이 중요한 제철시기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파괴선별기

원예산물의 수확 후 관리는 저장과 전처리 뿐 아니라 선별작업이 필요하다. 정확한 선별작업을 통한 상품분류는 좋은 등급의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농가 소득이 상승하고 소비자 신뢰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선별작업의 정밀도와 속도를 향상시켜주는 데 공헌한 기술이 비파괴선별기다.

비파괴선별기란 선별대상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내·외부 품질을 판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외부품질로 크기, 색, 균열상태 등을 분류할 수 있고 내부품질은 당, 산등의 밀도, 오일성분, 산화 및 숙성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비파괴선별기의 원리

비파괴선별기의 원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음파를 분석하는 것이다. 작물에 미세한 충격을 줘 나오는 음파를 분석하면 탄성과 경도를 측정하고 갈라진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많은 정보를 추출하지 못한다.

다른 하나가 근적외선을 이용하는 것으로 비파괴선별기의 핵심기술이다. 근적외선을 투과하거나 반사시켜 나오는 전자파를 분석하면 꺾은선 그래프가 나온다. 그래프의 위치나 각도에 대한 영역들은 각각 해당 농산물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농산물의 맛, 상한정도, 크기, 성분 등 품질의 대부분을 알아낼 수 있다.

사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더 있다. 우리가 의료에서 사용하는 MRI나 X-ray가 그것이다. 그럼에도 근적외선을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정확도, 판정시간, 가격 때문이다.

모든 빛은 고유한 파장이 있는데 근적외선은 X-ray보다 파장대역이 길고, MRI보다 짧다. 파장대역이 짧은 X-ray는 품질을 판정하는 시간이 길고 대역이 긴 MRI는 정밀도가 좋지만 가격이 비싸 실용화에 적합하지 않다. 반면 근적외선을 이용한 비파괴선별기는 계측시간도 빠르고 정확도도 MRI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국내 비파괴선별기술 수준

국내에는 실용화된 많은 비파괴선별기술이 있다. 음파를 이용해 실금이 있는 달걀을 분류하거나 수박의 숙도를 측정할 수 있다. 또 양파 내부가 썩은 것을 판별할 수 있다. 근적외선을 이용하면 사과·배·복숭아등의 당도와 성분에 따라 1초에 13개를 품질별로 분류한다.

이를 통해 농가소득이 향상되고 유통시장이 정립될 수 있었다. 최상품질의 농산물을 가려 백화점 등에 비싼 가격에 납품하고, 비위생품을 탈락시키는 등 등급에 따라 가격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비파괴선별기술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 최초의 비파괴선별기술은 1990년대 중반 일본에서 당도측정을 위해 발달했는데, 국내는 1990년대 말에 발달했으니 비파괴선별기술 선진 국가라 할 수 있다.

유럽은 비파괴선별기술로 주로 상한 농산물을 가리기 위해서만 사용한다. 즉 비위생적 품질을 탈락시키기 위한 용도다. 반면 국내는 최상품부터 비위생적 품질까지 단계별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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