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다양성 위해 중소기업 눈높이에서 제도 보완해야
동남아 등 시장 다변화 ··· 기술개발, 적극적 지원 필요

2018년 품목별 수출액2018년 국가별 수출액
2018년 품목별 수출액

2018년 우리나라는 농기계 수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수출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990년 1,400만 달러로 시작한 이래 첫 쾌거다. 정부는 농기계 기업이 내수시장 의존전략을 탈피하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한 동시에 업계의 부단한 노력과 정부의 지원정책이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를 마냥 기뻐하기에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트랙터가 전체 수출의 62.6%를 차지했고 부착작업기까지 포함한 경우 이는 70%에 이른다. 

수확기, 도정기, 엔진, 축산기계 등은 1%에 건조기 예취기 방제기, 이앙기, 선별기 등은 0% 수준이다.

이마저 수출량의 55% 이상이 미국 시장에 의존할 정도로 심하게 편중돼 있다.

즉, 미국 시장에 트랙터와 관련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수출의 수족이 절단되는 꼴이 된다. 

여기에 더해 국내 종합형 업체 4개사의 수출액 합계는 미국 존디어의 1/20, 일본 구보다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올해도 무역 갈등으로 인한 대외적인 위험이 상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3개국 수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학계 관계자는 “농기계 산업이 수출산업으로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북미시장 위주의 수출 시장에서 동남아 시장 등 수출시장 다변화와 기술개발 지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우리 농식품 수출 성장세가 가파른 신남방과 아직 미개척 지역인 신북방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수출을 통한 농기계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기술 개발 지원과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 개최를 비롯해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국내 600여 농기계 중소기업 85% 이상은 수출을 위한 준비와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전담 부서를 두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

수출사업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홈페이지 구축, 국내외 전시회 참가, 인적 네트워크 활용, 광고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수출에 노력해 보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과거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회원사를 대상으로 수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출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정보수집이라고 답했다. 이어 상담·계약, 사후관리, 현지적응시험 등을 꼽았다. 회원사들은 외국 바이어들이 수출품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하고 기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징검다리 역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물론 국내 전시회를 성공적인 국제전시회로 개최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외형이 부실한 형태로 진행하는 전시회는 해외 양질의 바이어를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이 참여해 기술을 뽐내도 그것을 감싸는 전시장이 천막인 것이 문제”라며 “국제 전시회에 맞는 실내 공간에서 해외 바이어를 맞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실내 전시장에서 진행할 수 없는 이유는 농식품부도 조합도 지자체의 문제도 아니다. 국내에 600여개 이상의 기업이 대형 기종을 전시할 수 있는 실내 전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시회에 참가하는 해외 바이어의 목적은 구입이 아니라 판매가 더 크다”며 “조속히 실내 전시장 마련으로 양질의 바이어가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해외 전시회 참가도 비용 부담이 크다. 물론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지만, 농기계 특성상 대형 기종을 해외로 반출했다 반입하는 비용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 큰 비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구보다는 다양한 중소 작업기 업체와 함께 전시회에 참여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며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현지 조사 이후 제품 현지화를 거쳐야 하고 이를 실증하며 바이어를 찾아야 한다. 또 농기계 특성상 계절 상품의 경우 실증 시기는 매우 짧다. 따라서 수출 지원은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국내 전시회를 통해 중소기업이 수출 활로를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KIEMSTA는 국제농기계박람회로 성장했지만, 양질의 해외 바이어가 찾아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따라서 전시장 마련 등으로 이를 신속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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