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계 경기 침체 여파가 농기계 시장에도 영향을 끼쳐 한시적으로 침체를 가져왔지만 타 산업과 비교해볼 때 농기계산업은 특성상 일정 규모의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중장기적으로 인구증가, 국가별 식량안보정책, 도시화에 따른 농업종사 인구감소 문제 등의 대안으로 농기계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체적인 견해다. 

세계 농기계산업의 흐름은 글로벌 곡물 생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3년 이래 글로벌 곡물 재고는 5년 연속 증가했고 이로 인해 급락한 곡물 가격은 2018년까지 이어졌다. 곡물 재고량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의 하락을 불러왔고 글로벌 곡물가격의 하락은 농기계를 비롯한 농업생산 관련 산업의 위축을 초래했다. 

세계 농업기계 대표기업인 미국 존디어의 매출을 살펴보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매우 순조롭게 증가하다가 2013년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낮아지면서 매출 규모가 67% 감소했다. 이는 곡물 가격 하락으로 농가의 수입이 줄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농기계 구매 의지가 약화 됐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급격한 시장 수축기에 들어갔다. 최악의 경영 상황이었던 2016년 영업이익률은 8%였으며 최고의 경영 상황이었던 2013년 영업이익률은 14.5%였다.

시장 수축기에도 글로벌 기업인 존디어와 구보다는 진취적으로 움직였다. 존디어는 연구개발에 꾸준한 투자를 진행했으며, 구보다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국내 농기계산업 수출 동향

국내 농기계 수출실적은 세계 농기계 시장의 호황기인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10년 수출 금액은 4억3,400만 달러였으며 2013년에는 8억3,500만 달러까지 성장했다. 4년간 약 2배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농기계 시장은 불황기에 접어들어 2014년, 2015년 미약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6년에는 소폭 감소, 2017년에는 증가해 9억1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했고, 2018년에는 10억420만 달러를 달성하며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총 수출 금액이 9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일본의 구보다는 아시아 수출 금액 30억 달러, 북미시장 수출 금액은 48억 달러를 달성했다. 또 당해 구보다의 영업이익률은 11%였지만 국내 농기계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8% 수준에 그쳤다.

남상일 한국농업기계학회 정책위원장은 “우리나라 농기계 기업들과 일본 K사의 매출규모 차이에는 역사적 경영 기간과 제품라인업 차이에 의한 결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률 차이는 우리나라 농기계 기업들의 향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우려된다”며 “영업이익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판매량과 판매가격 등의 요인 등을 분석해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존디어, 어떤 상황에서도 기술개발

존디어는 매출 규모나 기술의 진보 수준 등 농업기계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농업기계 분야는 글로벌 전략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분야며 그 대표 사례로 존디어가 자주 인용된다.

존디어는 연구 활동에 많은 투자를 진행한다. 매출이 8% 대까지 하락한 2016년에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율은 6%까지 상승시켰다. 대부분의 기업의 경우 연구비를 매출액 대비 일정 비율로 관리하고 있지만 존디어는 정책적으로 일정 수준의 연구개발 활동을 지속했다. 

특히 존디어의 정밀농업에 대한 자부심은 뚜렷하다, 농업생산을 더욱 쉽고 스마트하게, 또 정밀하게 수행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IT산업을 이용한 새로운 통합시스템을 이용해 모든 장비뿐 아니라 작업자, 농장주, 딜러, 컨설턴트를 서로 연결해 장비의 작업효율을 최대화 시키고 물류를 최적화 해 농업 생산으 의사결정을 지원한 통합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존디어는 글로벌 농기계 시장을 4개 권역으로 나누고 있다. 1권역은 아시아와 서브사하라 아프리카, 2권역은 유럽과 북아프리카, 러시아, 3권역은 중남미지역, 4권역은 북비와 오세아니아를 포함한다.

주요 매출처는 북남미 지역과 유럽 지역이며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매우 높다. 존디어 제품 라인업에서 동남아 지역 수도작을 대상으로 한 제품군은 아직 다양하지 못하다.

존디어는 글로벌 전략적 판단으로 전 세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공장은 북미지역에 13곳, 유럽지역에 8곳, 브라질에 4곳, 러시아에 2곳, 중국에 3곳, 인도에 3곳이 있다. 이를 통해 세계 주요시장을 장악한다.

 

구보다, 어려울수록 공격적으로

구보다는 아시아권에서 글로벌 농기계 기업으로 도약했다.

특히 태국에 농기계 생산 공장을 건립하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시장 지위를 확고히 했다. 이후 밭농업 대형 기종과 대형 트랙터를 개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었다.

마찬가지로 2015년을 전후해 구보다도 경영 악화를 겪었다. 하지만 구보다는 더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구보다는 밭농업기계 시장 공략, 북미 기계사업 확대, 자국 농기계 사업 활성화 등을 위해 노력했다.

구보다는 일본 내에서의 판매 비중은 부진하다. 2011년 51.25에서 2017년 32.2%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2010년 46.1%에서 2017년 67.8%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 가장 큰 성장을 이룬 지역은 북미다. 2011년 20.3%에서 2017년 31.2% 증가했다. 이때 아시아 수출 비중도 2% 증가했다. 2014년 인도네시아 소형 디젤엔진 생산규모를 2배 증가했으며 2014년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농기계 판매회사를 설립하는 등 진취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2015년 4월부터는 프랑스 당게르크에서 밭농업용 트랙터를 양산했다. 당게르크 지역에 공장을 설립한 이유는 프랑스와 그 주변국들의 유럽의 농업중심 지역이면서 항구를 이용해 북미 지역으로 수출을 하기 위함이었다.

앞선 2013년에는 노르웨이 밭농업 작업기 기업인 구반란트사를 인수했다. 본격적으로 밭농업용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다진 것이다. 

구보다는 존디어보다 연구개발비는 적다. 물론 정밀농업에 대한 투자도 범위도 좁다. 하지만 소비자의 안전, 농산물의 가치 증진 등 눈에 보이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진출 초기에는 일본에서 개발한 제품을 투입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역밀착형 제품 개발을 강화해왔다. 그 일환으로 2015년 사카이제작소 내부에 기계선단기술연구소, 2016년 미국 오하이오 구보다 북미 물환경연구소, 2016년 방콕에 KRDA를 설립했다.

사업범주가 글로벌화함에 따라 전 세계 고객의 니즈에 응하기 위해 각 지역 실정에 맞춰 현지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구개발체제를 확립한 것이다.

최근 구보다는 모든 직원들이 국경, 세대, 계층을 넘어 글로벌 경영의 기반이 되는 기본적 이념과 생각을 공유한다. 구보다는 이 경영의 기본 이념을 이미 2012년 제정했다. 이후 이념의 구체적 실천을 위한 연수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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