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 칼럼

이경환 전남대학교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센터장
이경환 전남대학교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센터장

에그리테크(Agri-Tech)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인공지능, ICT,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농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일컫는다. 지난해 네델란드 와게닝헨대학에서 개최된 제1회 세계농업인공지능대회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오이 재배시스템이 사람이 재배하는 것 보다 17% 높은 수확량을 보였다. 이와 같이 에그리테크의 기술 진보는 기존 농업의 한계를 뛰어 넘게 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세계 에그리테크 시장 규모는 약 75억달러이며, 2023년에는 약 135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 농식품 관련 시장이 2018년 기준으로 약 6조3,000억 달러로 자동차 시장의 3배, IT 시장의 1.8배임을 고려한다면 향후 에그리테크의 세계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에그리테크 산업은 미국에 의해 선도되고 있다. 존디어는 2019년 미국 라스베가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첨단 에그리테크 제품을 선보였다. 콤바인을 이용해 수확량 변이를 측정하여 이전에 이루어진 농자재 투입의 영향을 분석하였고, 이에 따라 차년도 토양관리, 파종, 시비 등 농작업에 필요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는 기술을 소개하였다. 또한 트랙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여 작물과 잡초를 구분하고 작물에 대한 선택적 시비와 방제를 수행하였으며, 작물과 토양 상태를 분석하여 작물의 요구도에 적합한 물, 비료, 농약의 투입량과 시기를 결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외에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에그리테크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약 500개의 에그리테크 스타트업이 운영 중이고, 브라질에서도 200여개의 스타트업이 에그리테크 밸리를 형성하고 있다. 에그리테크 신흥 강국으로서 영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술력이 높은 산업기반 위에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함께 수출 산업화 의지가 더해지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에그리테크 스타트 업들이 육성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온실, 축사, 노지 농경지에 대해 스마트 농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스마트 농업을 국내 농업 환경에 안착시키고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에그리테크 산업 육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에그리테크 기반의 농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하고, 다양한 인재들이 에그리테크 스타트업을 만들어 농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스마트 자본을 지원해야 한다. 농산업분야에서도 현명한 시행착오와 도전이 활성화 되어 에그리테크 산업이 더욱 육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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