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디지털은 없다
노인을 위한 디지털은 없다
  • 관리자
  • 승인 2019.10.0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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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IT강사 겸 SNS매니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 대표
남영준 IT강사 겸 SNS매니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 대표

제8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처럼 지금은 ‘노인을 위한 디지털은 없다’. 서울 친척을 만나러 가거나, 병원에 가려고 KTX를 타려면 고행길이다. KTX야 빠르고 편하지만 모바일 앱으로 구매하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다. 젊은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티켓을 폰으로 쉽게 예매하고 취소하면 되지만 모르는 사람은 역에 가서 직접 사야 하니 힘도 들고 좋은 시간대도 없다. 그래서 자식들에게 이야기하지만 구매해서 보내주는 표도 폰으로 어떻게 이용하는지 어렵다. 자식이 앱을 깔아주고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만 일 년에 몇 번 안 쓰다 보니 잊어버린다. 바쁜 자식에게 매번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관공서도 점점 IT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정보도 홈페이지에 나오고, 무엇을 신청하려면 인터넷으로 서류를 제출하라고 한다. 일부러 컴퓨터를 배워보지만,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져 간다. 서류에 사인하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종이에 하면 되지만 지금은 인터네상 서류에 서명해야 하니 파일 작업도 알아야 한다. 


디지털을 모르면 사 먹는 일도 힘들어진다. 서울 등 대도시에 도입되던 무인 키오스크가 작은 도시에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하고 장시간 있어도 눈치가 안 보이는 롯데리아 같은 곳에 한가한 시간대에는 창구에 직원이 없고 무인 키오스크만 덜렁 있다. 어떻게 주문할지를 몰라 아예 발걸음을 돌리기도 한다. 이제 저렴하고 넓은 곳은 기계로 주문받으니 노인은 점점 갈 곳이 없어진다. 


스마트폰은 전 세대가 갖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지만, 사용은 전화와 사진 촬영, 카톡 정도이다. 여기저기서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 주지만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는 앱은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모른다. 스마트폰으로 기차표나 버스표도 사고, 병원도 예약하고, 관공서에서 나오는 정보도 검색하고 신청해야 하지만 방법을 모른다. 


먼저 정부나 기관에서 디지털 소외 세대에게 가르쳐야 한다. 모든 행정이나 시스템은 IT화 하면서 사용 방법을 가르치지 않으면 익숙한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 당연히 국가가 나서야 하지만 그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기에는 점점 살기가 불편하고, 혜택을 받지 못하니 억울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하지 않는가. 영화처럼 내가 나서야 한다.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사용 못 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만약에 잘못되면 내 돈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다. 코레일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는데 예매하고 결제하면 내 카드가 노출되어 돈이 빠져나가거나, 아니면 잘못 예약했다가 취소를 몰라 돈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한다. 우선 가까운 곳에 갈 때부터 과감히 해보기를 권장한다. 예약했다 취소도 해보고, 돈이 카드에서 정말 어떻게 나가는지 한번 해보면 자신이 생긴다. 무인 키오스크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잘 보고 있다가 한번 해본다. 커피 한잔부터 하면 잘못되어도 큰 손해는 없다, 
디지털 시대에는 해봐야 한다. 예전에 기차를 처음 탈 때 표 사는 방법을 알아서 했던가. 남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서 하면서 배우지 않았던가, 디지털 시대도 마찬가지이다. 
bransontik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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