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연구본부장
박주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연구본부장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인해 AI 열풍이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 기술은 경제·사회·문화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모든 산업 부문의 지형을 바꿀 것으로 장밋빛으로 전망되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열풍은 스마트팜 분야에도 불고 있다. 특히 2018년도 네덜란드 와게닝 대학교에서는 시설원예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과연 사람의 경험을 능가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국제 인공지능 온실 재배대회(Autonomous greenhouse challenge)를 개최하였는데, 놀랍게도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팀이 시설원예 분야 전문가보다 더 높은 생산량을 달성한 바 있다. 이 대회의 목적은 100%의 인공지능 기술만으로 식물을 키우는 AI팀이 식물 전문가보다 더 잘 재배할 수 있는지를 경합을 벌이기 위함인데, 결과적으로 인공지능이 스마트팜 분야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이다. 특히 이 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다른 소식은 중국의 텐센트가 마이크로소프트 팀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음성인식을 통한 스마트팜 제어 등 스마트팜 분야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활발하게 있으나, 아직까지 미국이나 중국의 인공지능 수준까지는 미치질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분야 인공지능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 단계를 짚고 싶다. 일부에서는 인공지능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이해하곤 하지만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지능’이라기 보다는 ‘훈련 가능한 지능’에 머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서는 ‘훈련 가능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중국의 눈부신 인공지능의 발달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지원도 있지만, 아직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구체적인 법률이 명확하지 않아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유추해 본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유의미한 데이터 축적이 매우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팜 관련 환경뿐만 아니라 생육 및 농경 데이터들이 표준화된 방법으로 수집되고, 농업분야 인공지능 엔진들이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 플랫폼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 활용 플랫폼을 통해 누구라도 스마트팜 관련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또 활용함으로써 다음번 국제 인공지능 온실 재배대회에서는 우리나라 스마트팜 인공지능 연구팀이 우승했다는 소식을 간절하게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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