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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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취재부장

올 상반기 농기계 검정신청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기계화촉진법에 따라 검정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104건의 종합검정 신청이 올해는 74건으로 대폭 줄었다고 한다. 안전검정은 지난해의 105건보다는 소폭 늘어 올 상반기 112건의 검정신청이 있었다. 농업용무인항공기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기술지도검정은 지난해 82건에서 올해 93건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수출촉진을 위한 국제규범검정 또한 지난해 상반기 23건에서 올해는 10건으로 줄었다. 이처럼 농기계검정 신청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이는 실용화재단의 검정수수료에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실용화재단 관계자는 “올 상반기 검정수수료 수입은 지난해의 72.5%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일감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줄었음을 엿 볼 수 있다. 2012년부터 의무검정 시행으로 주요 농기계는 반드시 검정을 통과해야 판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검정신청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내놓을 새로운 제품이 줄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농기계 검정신청이 가파르게 줄고 있다는 것은 농기계제조사의 연구개발 여력, 의지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품이 덜 팔려 매출이 줄고, 판매수익이 계속 줄기 때문이다. 지자체 보조·지원 사업에 이미 길들여진 농가는 제값에 농기계를 구매하기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인기 기종은 단기간에 제조·공급사가 늘어 판매경쟁만 심화되고 있다. 할인판매 양상이 거듭될수록 제조사의 수익은 줄 수밖에 없다. 시간과 돈을 들여 신기술, 신제품을 개발하면 유사품이 곧 시장에 쏟아진다. 30년 전통의 농기계제조사 대표마저 “죽어라 제품 개발하는 것보다 수입농기계 유통하는 게 낫다”는 푸념이 농기계시장의 오늘을 보여주는 민낯이다. 

농업의 기계화는 농가의 생산성, 수익성 향상을 위한 필수 도구다. 건전한 농기계 시장, 좋은 제품이 제 값을 받고 판매되는 환경이 조성돼야 더욱 향상된 작업 성능과 보다 저렴한 가격의 농기계가 계속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농기계인의 소중한 땀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우리 농업에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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