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 튼튼해야 생산 · 사후관리도 원활해져"
폐농기계 처리, 농기계등록제 등에 역할 기대

서평원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 이사장
서평원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 이사장

“농업기계화사업 정부시책설명회 주최, 사후관리업소 품질평가 및 인증필증 발부, 농기계 수리용부품·장비지원 사업대행 등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을 차질 없이 완수하며 유통조합의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하는 서평원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이하 유통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폐농기계 처분문제, 농기계등록제도입 등 새로운 사업에서도 유통조합이 전문성을 발휘해 제 몫을 다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Q. 유통조합 설립 후 3년이 지났다.  
농기계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들이 “이대로는 안된다. 우리 권익은 우리 스스로 찾자”라는 마음이 하나 둘 모여 창립한 것이 바로 유통조합이다. 개인적으로는 40여 년 농기계유통업에 몸 담아 오면서 그간 겪은 각종 불합리, 불공정한 문제를 이참에 도려내고, 선배로서 마지막 책무를 다 해 후배들은 좀 더 좋은 여건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에 유통조합 일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창립 후 소위 발에 땀나도록 농림축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제조사 등을 찾아가 유통인의 고충을 어필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을 관철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개별 대리점으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이 유통조합이라는 기구를 통해 추진하니 하나 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었다. 더디긴 하지만 분명 옳은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Q. 농기계대리점 경영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질적인 병폐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서 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농협의 은행사업용농기계 최저가입찰로 불거진 농기계가격 불신풍조의 팽배다. 해마다 치솟은 농기계가격과 반복되는 할인판매로 농가로부터 인심도 잃고, 물건을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은 적으니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다. 우스갯소리로 2010년을 기점으로 이전에 대리점을 하던 곳은 벌어 놓은 돈을 까먹으며 버티는 실정이고, 그 후 개업한 곳은 회사에 미수금만 쌓이고 있다. 판매수수료는 30%라고 하지만 실상은 5%도 남지 않는다. 최소 10%는 수수료를 받아야 이미 판매한 농기계 사후관리도 하고, 직원들 월급에 세금 등등 대리점을 운영할 여력이 있는데 말이다.
지난해 약 28억원 어치를 판매한 충남 모 지역 신설대리점이 단 1년 만에 사업을 접겠다고 손들었다. 한 해 장사하고 보니 딱 1억5,000만원 손실이 봤다고 한다. 딱히 나아질 것도 없기에 더 큰 손실을 입기 전에 그만두겠다는 심산이다. 대리점이 30억원 정도 매출을 올리려면 통상 직원 7~8명이 움직여야 한다. 인건비, 임대료, 각종 세금 등 고정비만 해도 절대 만만치 않다. 농기계대리점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가장 먼저 피해를 당하는 것은 농가다.

Q. 유통조합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부끄럽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 조합원 참여가 기대보다 못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최근 LS엠트론 대리점들의 유통조합 가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같은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구보다와 얀마농기코리아 대리점주들까지 힘을 모으면 유통조합은 더욱 단단하고 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농기계대리점주들은 우리만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게 결코 아니다. 대리점서 근무하는 직원과 그 가족, 나를 믿고 제품을 구매해 준 수많은 농가들에게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 하겠다는 신념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유통조직이 튼튼해야 생산은 더욱 활기를 띄고, 농가는 제대로 된 사후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제조사, 정부, 유관기관 등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유통인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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