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은행)사업이 농기계 이용 변화에 미친 영향

 

신승엽 국립농업과학원 재해예방공학과장

그간 밭작물농기계는 대부분의 농가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구입·이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정부가 주도한 임대사업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농기계를 빌려서 작업적기에 기계화 농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밭작물기계화율 통계자료에 명확히 들어난다.

밭작물기계화율은 2010년 이전 10년간 46~47% 수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임대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2010년에는 50%, 201456%, 201860% 수준으로 가시적인 상승효과를 보였다. 특히 무인헬기 등은 공동방제 작업으로 이용률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판단된다.

 

윤종경 전국농기계담당공무원협의회 회장

임대사업소로 인해 업체 선정 기준이 생겼다.

임대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은 사후관리다. 품질과 성능이 확보되지 않으면 임대사업용으로 사용이 어렵다. 따라서 임대사업소에서는 제품의 품질을 면밀히 분석하고 해당 기업도 세세히 살펴본다. 기업이 탄탄하지 않으면 향후 사후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소는 품질과 성능이 확보된 기계를 보유하다보니, 이를 소비자들도 하나의 척도로 생각한다.

 

홍동혁 밭농업기계개발연구센터 박사

밭농업기계개발연구센터는 파종, 이식, 수확기 개발에 주력해 지난 1단계에서 15종을 개발했다. 하지만 문제는 표준화다. 임대사업소에 가면 일관화 작업을 할 수 있는 기기가 없다.

한 회사에서 전주기 기종을 다 개발해야 사용이 가능하다.

이 같은 형태의 개발은 밭작물기계의 경쟁률과 이용률 하락의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표준화다.

 

임대(은행)사업이 신규 농기계 개발·보급에 가져온 영향

 

윤종경 전국농기계담당공무원협의회 회장

초기 임대사업은 농기계가 너무 앞서갔다. 기계가 전무하던 시대에 밭작물기계의 사용을 권유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랐다. 초기에는 대부분 국산농기계를 구입했고, 이에 농민들도 불만 없이 사용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농민들도 다양한 농기계를 사용하면서 점차 외산제품에 눈을 돌렸다. 국내 기종보다 내구성과 편의성이 높아 우리 농법에 맞지 않는 기계를 억지로 농법에 맞춰 사용하는 경우도 접했다.

농민들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임대사업소의 해외기종 비율도 함께 증가했다.

 

이용선 농협중앙회 농기계은행팀장

농협은행사업은 농작업 대행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벼농사 중심으로 이뤄졌다.

벼농사는 기계화가 98.4%까지 이뤄져 신규 임대사업을 하면서 새로운 농법을 많이 보급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기종이 농법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됐다. 국내 업체게 직파이앙기를 개발해 직파농법을 농가에 적극적으로 권장할 수 있었다.

농협은행사업은 순수하게 국산제품으로만 진행한다. 하지만 외산제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

 

장길수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정책지원팀장

정부는 농업기계화 촉진에 국산 제품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수요자의 한계가 문제다.

정부의 밭작물 기계화 유도로 인해 지난 201010%였던 밭작물기계화율은 최근 30%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밭작물 전문 제조업체도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마다 다른 농법으로 인해 다품종 소량제품이 생산돼 경제성이 약한 것이 현실이다. 표준농법을 홍보 보급해 같은 기종을 많은 지역에 보급할 수 있도록 유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임대사업소와 농민 그리고 업체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시스템을 갖춰 개발에 임해야할 것이다.

 

서평원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 이사장

임대사업의 주 기종은 시즌상품 등 부분적으로 쓰는 기종이 중심이었다. 농민들은 가격대비 사용양이 부족한 기종을 임대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계절기기는 기업 운영에 악순환을 가져왔다. 연중 사용양의 한계로 인해 아이템이 좋아도 구매력이 떨어진다. 임대사업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업체는 고품질 제품 개발을 위한 자본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농민들은 고품질 수입제품을 선호하게 됐다.

이 같은 악순환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임대사업에서 국산농기계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신승엽 국립농업과학원 재해예방공학과장

정부에서는 2003년부터 임대사업을 추진했지만 실제 밭작물 중심의 농기계 임대사업은 2007년부터 추진됐다고 볼 수 있다. 사업 전에는 밭작물용 농기계를 생산해도 농가 구매력 부족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지속적인 생산이 어려웠다. 하지만 정부지원 임대사업이 시행된 후에는 업체에서 성능과 품질이 높은 제품을 생산하면 공급상의 문제는 크게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 정부지원 농기계임대사업에 의해 밭작물용 농기계의 수요창출을 통한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이 이뤄졌다. 또 업체는 내수를 기반으로 한 기술력 향상과 수출확대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된다.

 

임대(은행)사업이 당면한 문제들

 

최승묵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 사무관

각 지자체에서 수입산 농기계를 임대사업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외산 제품으로는 국내 밭작물기계화를 이룰 수는 없다. 해외 기업이 우리 밭작물시장을 위해 별도의 개발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국내 농기계회사가 더 분발해 틀을 잡아야한다.

이를 위해 신기술농업기계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임대사업소 담당자들과 마찰이 있다.

합리적인 체계를 바탕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마련했지만 체계를 흔드는 움직임이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

임대사업 설계 당시에는 지방자체에서 임대 운영비로 진행하도록 설계했지만, 지방비가 투입되면서 임대비를 낮춰 문제가 발생했다. 최저 임대료를 마련해 추진을 앞두고 있지만 정부 내에서 임대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농기계임대사업의 기본 취지를 돌이켜보고 현 운영방식에 변화를 줘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서평원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 이사장

최근 농기계 입찰에 참여하면 수입기종 낙찰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장기임대사업용 농기계 대부분은 외산제품이다.

농민이 강하게 요구하니 지자체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대로 진행되면 장기임대사업에서 국산농기계는 설 곳이 점차 사라질 것이다.

 

신승엽 국립농업과학원 재해예방공학과장

중요한 것은 농기계 소비자인 농민은 국산이든 수입산이든 구별하지 않고 성능과 품질이 확보된 농기계를 원한다는 것이다.

만약 업체가 품질과 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농기계를 현장에 보급하거나 사후봉사를 소홀히 할 경우 이앙기나 콤바인처럼 수입산 농기계가 잠식하게 될 것이다.

또 업체는 과거와 같이 과당경쟁을 진행한다면 국산농기계의 가격인상과 품질저하, 사후봉사 기능약화 등에 의한 경쟁력 저하로 시장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업체 스스로 제살 깎아 먹기 경쟁은 피하고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홍동혁 밭농업기계연구센터 박사

해외제품 공급 문제는 국가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는 표준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의 품질과 기술력은 해외제품보다 떨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자 다른 트레이 등으로 한 제품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더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현재와 같이 대배양식에 표준화에 맞춘 기계개발에서 더 나아가 국가에서 제품 개발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업체는 이에 따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임대(은행)사업과 농기계산업의 상생 방안

 

신승엽 국립농업과학원 재해예방공학과장

단기임대 중심으로 시작한 임대사업은 밭작물기계촉진의 한계에 봉착했다.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산지일관기계화사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밭작물의 규모화·집단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농가가 일정규모 이상의 작업면적을 확보하고 자가보유 농기계처럼 사용하도록 장기임대 사업을 확대했다.

이는 단기임대 사업중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농기계를 사용할 줄 아는 농업인이 자가작업과 주변 농가의 농작업을 수행하도록 해 밭작물기계화를 촉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그동안 단기임대 사업이 밭작물용 농기계 수요 창출에 기여했지만 업체가 많아 두드러지는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장기임대사업을 통한 농기계 신규 수요창출 파급효과는 단기임대보다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농민은 원하는 것은 성능과 품질이다.

농작업은 적기작업기간이 있어 저품질 저성능 제품을 사용하라고 권유하기는 힘들다. 제조업체도 힘들겠지만 품질과 성능을 위해 더 노력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

이를 위해 농업과학원도 더 노력하도록 하겠다.

 

최승묵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 사무관

밭작물기계화 촉진을 위해서는 실제 지자체 담당 공무원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담당자들이 주산지일관기계화의 의미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지속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권역별·도별 사업 추진 교육을 진행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임대사업으로 농기계보급촉진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는 지자체를 통한 임대사업이 바람직한지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밭작물기계화 촉진대책은 국산농기계 기술개발 촉진과 사업육성을 목표로 마련했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국산기계를 등한시하고 수입농기계 위주로 구입한다면 촉진대책과 맞는 방향이 아니다.

지자체 임대사업을 시작하면서 선심성 행정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를 고민했고 사업이 변질되면 정치적으로 이용될 것을 염려했다. 이런 부분들이 최정점에 온 것으로 생각된다.

농기계 업체와 지자체 담당자들의 전반적인 고민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윤종경 전국농기계담당공무원협의회 회장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 농민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기계구입 시 수요조사를 하면 언제나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순으로 나타난다. 작업기 위주로 보유하도록 노력하지만 지자체에서 트랙터 등을 지정해 사업비가 내려오는 경우가 있다.

임대료도 지자체별로 달라 문제가 발생한다. 처음부터 전국 공통으로 최소 1%로 지정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현재는 권고사항으로 기준점이 없어 지자체에서 다 다르게 해석한다.

또 전문경력관 부족, 장기임대 관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이드라인 보다는 정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임대사업 담당자는 교육을 통해 농기계 역할을 알리고 있다. 기계를 구입해도 농민들이 무슨 기계인지를 몰라 사용에 어려움을 겪어 이를 해소하고 있다. 교육에는 농업인들이 다수 참가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

교육을 통해 농기계 알리미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

 

이용선 농협중앙회 농기계은행팀장

농협은 농작업 대행을 강화하는 등 농업 경영비 절감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다.

생산업체의 이득을 위해서는 농기계를 사용하는 환경이 넓어져야한다.

주산지 재배매뉴얼을 바탕으로 농기계 사용 환경을 키우는 작업에 매진할 것이다.

또 밭작물기계화 촉진을 위해 밭작물 농작업 대행을 농협이 선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지자체, 농민과 긴밀히 협력해 밭작물기계화율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다.

 

홍동혁 밭농업기계연구센터 박사

최근 군위군 마늘 군위군 작목반의 요청으로 기술센터와 함께 군위군에 맞는 마늘 일관 기계화 시스템 시연회를 진행했다. 높은 호응을 받았다.

기술센터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에 맞는 적합한 기계를 선정하고 제시하는 홍보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작업기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농촌진흥청 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적인 기관에서 기술연구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서평원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 이사장

과거 농기계산업은 일본 기계에 의존했고 OEM으로 국산화를 진행했다.

그간 정부는 R&D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외산제품에 비해 성능과 품질이 떨어진다.

40여년을 개발했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를 면밀히 분석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업체는 자체적인 R&D를 구성해 꾸준한 연구개발을 지속해야한다.

품질 답보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고품질 제품 개발에 노력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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