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한국농기계신문 발행인
이성열 한국농기계신문 발행인

농업기계분야 유일의 전문지 ‘한국농기계신문’이 올해로 창간 20돌을 맞았습니다. IMF 금융위기 파장으로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가 참담한 환경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창간시기가 적절한지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열화와 같은 농기계인의 요구에 힘입어 창간을 감행하게 됐고 이제 건장한 청년으로 우뚝 서게 됐습니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고 지도, 편달을 아끼지 않았던 정부와 의회, 학계, 연구기관을 비롯하여 농기계생산업체 및 단체, 농기계유통조직과 농기계교관을 위시한 지도직 공무원, 농업인 등 농기계관계자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당시의 본지 창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무리는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겪은 사상 초유의 국가적 위기인 IMF 후유증 치유와 복기에 대한 기대가 절망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사태발생 이듬해인 1998년 1월에만 3,300여개 기업이 줄도산을 했고, 사태직전 3.1%이던 실업률은 2월경 무려 8.7%로 껑충 뛰었습니다. IMF는 한국이 신청한 구제금융을 수용하는 대신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한국중공업 등 굵직한 공기업들이 민영화를 단행함으로써 공공부문 전체인력의 20%인 14만1,000여명이 일거에 감원됐습니다. 게다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명예퇴직, 희망퇴직을 실행함에 따라 대량실업을 더욱 가속화시켰습니다. 따라서 1월에만 실업자가 자그만치 27만명이나 늘어나는 참사를 겪었습니다. IMF 사태발생 1년여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기업 활동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창간에 부담이 됐던 건 사실이었습니다.

농기계산업은 다행히 정부주도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IMF 충격은 여느 산업 못지않게 컸습니다. 그 파장은 수요급감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한 과당출혈경쟁은 농기계유통시장의 정상기능 마비를 초래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는 불행이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행형입니다. 
본지와 같은 전문신문 특성상 유관산업이 어떤 이유에서든 타격을 입고 위축되는 경우 동반성장을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럼에도 농기계인들은 이같은 누란의 위기상황에서도 본지가 언론으로서 본연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넓은 가슴과 사랑으로 보듬어 다독여 주고 굳건히 성장할 수 있도록 쉼 없이 자양분을 공여했습니다.  

따라서 본지 임직원 모두는 “다리가 문드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농기계인들에게 보탬이 되는 정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각오로 늘 마음을 다잡고 산간이나 오지까지 가리지 않고 뛰었습니다. 특히 농기계인들에게 제도적 미비나 불합리로 불이익이 초래되는 현안에 대해서는 간단없는 현장취재로 농기계인의 여론을 수렴하고, 좌담회든 토론회든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여 해법을 모색하고 정책이나 제도에 반영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왔습니다. 반영이 되지 않을 경우 다양한 보도형태를 통해 관철될 때까지 반복적 보도를 해왔습니다. 
이런 자세로 20개 성상을 보내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 길만이 농기계인이 보내주신 값진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며 대변지로서의 소임에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나름 전력을 기울여 왔던 것입니다. 

본지는 앞으로 정보의 질을 높이되 보다 앞서가는 농업기계기술 정보를 제공하는데 힘을 쏟으려 합니다. 4차산업, 스마트농업 등과 관련한 지면을 더욱 확대할 것입니다. 로봇, ICT, 인공지능 등 농업기계의 무인화, 지능화에 대한 세계적 조류에 적극 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울러 본지 취재진에 대해 이 부문 지적수준을 최대한 제고하는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뿐 아니라 분석, 평가능력까지를 함양함으로써 한층 실용적인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농기계인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간관계에 있어 변심은 신뢰의 최대 적이며 이를 복원하기 위해선 엄청난 대가가 따른 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데 더욱 혼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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