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규 전 농업기계화연구소 소장
박원규 전 농업기계화연구소 소장

농업 발전은 기술진보에서 온다고 한다. 농업기술은 생물학적 기술, 화학적 기술, 기계적 기술, 재배기술, 경영기술, 저장 유통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있다. 이중에서 농업 생산성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기술은 자본재에 의한 기술로 생물학적, 화학적, 기계적 기술이다.

생물학적 기술은 품종개발, 유전자 조작, 세포분열, 생체시스템, 미생물을 이용한 방제 및 폐수처리 등의 기술로 생산성 향상과 친환경을 육성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화학적 기술은 비료와 농약, 제초제, 생장촉진제 등 각종 화학물질로 제조된 자재들을 통해서 농작물의 성장을 돕고, 병충해와 잡초 등의 방제를 통해 농업 생산성 증대의 이익을 얻는 것으로 생화학적 기술은 20세기에 들어와 농업 생산성을 크게 증대시키고 품질을 향상하는 등 농업발전을 이끌어 왔다. 

기계적 기술은 농기계 기구, 장치 등을 이용하여 경운·정지, 파종, 이앙, 제초, 양수, 방제, 시비, 수확, 탈곡, 조제, 가공, 온습도 제어, 운반 등 다양한 농작업을 실시하는 기술로 농용트랙터, 이앙기, 수확기, 시비기, 선별기, 예냉기, 도정기, 가공기계, 저장고, 온습도 제어기, 각종 농작업기 등 농기계와 시설·장치, 그리고 작업방법 등의 일체를 말한다. 구성요소에서 보듯이 다양한 기계화, 자동화, 무인화로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기술적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기계적 기술은 작업의 단순한 대체를 넘어 시스템화하여 보다 정밀하게 능률적으로 자동화하여 농작업 능률을 크게 높이고 농산물의 생산성을 향상하며 농업 노동력을 대체하는 유효한 결과를 가져 온다.

경제가 발전되면 전체 고용 중 농업고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농업고용은 외국과 비교하면 너무나 빠른 속도로 감소하였다. 전체고용 중 농업고용이 40%에서 16%로 감소하는데 영국은 68년, 미국 53년, 독일 42년, 일본은 31년 걸리었는데 우리나라는 14년으로 농업고용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농업경영주의 고령화와 농업인구 감소 속도를 감안 할 때 우리 농업을 유지 발전시키려면 기계적 기술진보가 시급한 과제다.

기계적 기술진보는 농기계 기구, 장치, 시설 등 자본재를 요구한다. 우리 농업의 고령화와 영세 구조로는 농업인의 구매 능력과 시장기능에 의한 기계적 기술진보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계적 기술진보를 위해서는 정부의 효율적인 지원정책과 연구 지도기관, 농업단체, 농업인의 헌신적인 노력과 협력이 요구된다.

정부는 자본재에 의한 농업의 기술진보를 촉진하기 위해 2015년에 농림축산식품부에 농기자재정책팀을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에 밭농업기계화연구팀을 임시조직으로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밭작물의 일관작업 기계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지난해 57개 주산지에 114억원 올해 220개 주산지에 440억 원을 지원하여 경운, 정지, 파종, 정식, 방제 수확까지 기계로 일관 작업하는데 필요한 농기계를 전액 지원공급 하고, 10개 주요 밭작물의 농기계 기술 개발을 위하여 2017년부터 2020년까지 28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여성이나 고령 농업인이 손쉽게 사용 할 수 있는 고성능 고정밀 소형 경량 자동화 농기계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그리고 2022년까지 스마트팜 혁신밸리 4곳을 조성하고, 시설원예 7,000ha, 축사 5,750호를 스마트 팜화 해 온실의 70%, 축사의 25%를 스마트 팜으로 만드는 등 정부는 밭농업기계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추진 실적과 성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밭작물은 소량 다품목이면서 지역별로 재배양식이 다양하고 정밀 작업을 요구하므로 농기계의 개발과 생산, 도입이 느리고 채산성이 낮아 사업추진이 어려운 사업으로 지역실정에 적합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세부 추진사항을 지도·점검하는 등 열정적으로 추진하여야 하며 정부, 연구 지도기관, 농업단체, 학계, 농가 등이 협력하여 연구 개발, 생산, 보급, 이용, 훈련 등을 추진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정부는 계획 수립 및 추진 담당 부서를 장기간 임시조직으로 운영하여 사기가 저하되고, 기계적 기술 담당은 2명으로 총괄정책 관리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농협은 밭작물의 기계화 사업추진은 외면하면서 농업인에게 값싼 농기계를 공급한다는 명분과 농기계 구입 지원융자금을 독점 관리하는 권한으로 농기계 은행용 농기계를 저가 경쟁 입찰로 구매하여 그동안 육성해온 농기계 유통과 사후봉사 체계를 문란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농업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융·복합한 첨단 농기계·시설장비의 합리적인 이용으로 생육환경 및 재배관리의 최적화, 자율주행 트랙터, 드론, 지능형 로봇 등 지능형 농기계를 이용한 정밀농업과 고능률의 농작업, 스마트 팜의 실현 등을 위한 기계적 기술진보가 추진되어야 한다. 정부는 조속히 농기자재팀과 밭농업기계화연구팀을 정규 조직화하여 첨단 농기계와 시설장비의 연구 개발, 보급, 이용 등 기계적 기술 진보를 위한 지원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되어 우리 농업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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