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 전담대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장
이경환 전담대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장

4차산업혁명의 큰 변화의 흐름속에서 농업 분야도 지능형기술 기반의 새로운 농업생산 생태계 조성을 준비해야 한다. 전세계의 농업생산 기술의 개발 방향은 농업기계 기반의 농업생산 생력화 단계를 지나 인공지능, 로봇 기반의 농업생산 고효율화 단계로 향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의 농업 선진국에서는 기상, 농경지, 작물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기반하여 농자재 및 에너지의 최적 투입과 농작업의 최적 수행을 위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지속적으로 수집된 정보의 시계열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농업 과정에서 농업기계는 농자재 투입 의사결정 기반의 농경지와 작물 맞춤형 고정밀 농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미국의 존디어는 디지털농업 구현을 위한 지능형 농업기계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2017년 인공지능 분야의 스타트업인 블루리버테크널러지를 인수해 자율주행 농업기계에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해 농업기계를 디지털농업의 고지능 로봇 플랫폼으로서 활용하고 있다. 우선 파종, 방제, 수확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농업생산의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파종단계에서 토양의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파종의 위치 및 깊이, 파종량을 다르게 함으로써 씨앗의 발아율 향상과 함께 수확량을 높이고 있다. 방제 시에는 작물로부터 잡초를 정확히 구분하고 잡초에만 방제할 수 있는 국소방제 로봇을 개발했으며, 제초제의 사용량을 90%가량 저감할 수 있었다. 수확단계에서는 작물 개체별 키와 줄기의 특성을 고려해 수확 칼날 작동의 설정을 제어하여 수확의 고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S엠트론이 5G기반의 텔레메틱스 트랙터를 개발중에 있다. 5G에 기반해 서울에서 대전에 위치한 트랙터를 1초 이내의 지연시간을 가지고 원격 운전할 수 있다. 또한 트랙터의 위치, 가동시간, 연료 상태, 엔진 상태, 트랜스미션 상태, 소모품의 상태, 사고유무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향후 작업기에 센서를 탑재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변량형 파종과 변량형 방제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전남대학교의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농경지 및 작물의 3차원 정보화 기술, 농업용 로봇을 위한 고정밀 지도 기술, 자율주행 트랙터와 드론의 협업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디지털농업의 시범단지 조성을 통해 국내 디지털농업 기술의 상용화 토대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디지털농업 기술을 국내 농업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애물이 있다. 우선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농업생산이 규모화되어야 하고, 이를 운용하는 농민에게나 사회전반에 되돌아가는 수익과 혜택이 잘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디지털농업 구현을 위한 시범단지를 조성해 센서, 로봇, ICT, 인공지능 등의 요소 기술의 현장 적응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현장에서 축적된 정보를 통해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면 관련 기술의 현장 적용성과 더불어 농업생산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디지털농업을 시도하는 목적은 농경지 및 작물의 정보에 기반해  맞춤형 투입을 통해 생산비용을 저감하고, 수확량과 품질을 높여 고효율 농업생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며, 더불어 농업생산 단계에서 수집된 정보가 소비자에게 공유되어 농산물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농업 구현의 핵심 요소는 데이터이며, 주된 플랫폼은 지능형 농업기계이다. 지난 20세기에 농업생산의 생력화를 위해 농업기계가 제 역할을 다해 주었듯이, 21세기에도 지능형 농업기계가 새로운 디지털 농업생산 생태계를 선도하는 주연으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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