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한 기자의 '해외농기계시장' 들여다보기

노동력 의존도가 매우 높은 스리랑카는 농업 전주기의 기계화를 원하지만 농부 개인의 금전적 역량이 부족하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으로 농기계 수요에 대한 잠재력은 높다. 최근 한국 중고농기계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고품질 신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농업을 중요한 산업분야로 삼고 개발과 수출을 진흥시키기 위해 농림부, 수출개발위원회(EDB), 산업개발위원회 등의 정부기관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리랑카 농업 부문은 농작물, 플랜테이션 재배, 수출전용 농작물, 원예작물, 축산업, 임업 등이다. 하지만 스리랑카의 농업은 아직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어, 노동력 의존도가 매우 높다.

스리랑카는 농업 전주기의 기계화를 원하지만 많은 제약으로 인해 어려움이 따른다. 전체 경비의 25~50%가 사용되는 경작지 정지작업부터 파종, 심기, 이식 등과 관개·배수, 가지치기, 수확 등 다양한 농기계가 필요하다. 특히 수확은 전체 수확물의 약 40%가 노동력 위주의 방식으로 인해 손상되거나 손실돼 수확기계 기술개발, 수확물에 대한 물리적 손상 최소화 기술, 농작물 성숙도 감식장비 개발 등이 필요하다. 또 수확이후 작업인 가공, 건조, 청소, 분류, 포장, 운송 등도 적절한 장비가 부족해 약 30~40%의 손실이 발생되고 있다.

하지만 농기계 사용은 많은 제약이 따른다. 현지 농부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역량이 부족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책도 취약하다. 따라서 기계류 수요는 있지만 가격에 민감하다. 짧은 내구성과 잦은 소모품 교환에도 불구하고 저가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수입되는 농기계들이 스리랑카 농작기술에 적합하지 않으나 신제품의 개발보다는 기존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추세다.

△ 최고품질에 일본, 한국 중고제품 수입 증가
농기계 유통사업을 진행하는 Gamage대표는 “트랙터는 농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계류로서 농작물 수확 전후 단계에서 많이 사용된다”며 “트랙터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인도의 Mahendra사와 일본 제품들은 내구성이 뛰어나 현지에서는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한국으로부터의 중고수입은 지난해 다소 증가했다. 농기계 유통업에 종사하는 Mr. Rajith씨는 “한국의 중고 기계들이 낮은 가격으로 공급돼 현지 유통사를 통해 적절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며 “농기계 수입은 지난해 영국, 일본, 중국 순으로 한국은 5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신제품은 일본 제품이 제조되는 인도와 중국이 주요 수입국으로,  한국은 대동공업이 현지 시장에서 10년 이상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농기계 유통업체들은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고급제품부터 인도와 중국의 저가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 농부는 가격에 민감하지만, 대규모 농장에서는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제품을 선호한다.

△ 현지 판매 성공 전략
스리랑카에서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전문 에이전트를 통해 업계와 소통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현지 유통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농기계는 수확 전과 수확 단계에서는 외상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수확 후 대금을 받는다”며 “따라서 현지에서 재정력이 좋은 에이전트와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 농부협회 관계자는 “신제품의 가장 큰 이슈는 유지보수로 구입 후 5년간 부품공급이 확실하다면 농부 입장에서는 큰 의심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트라는 수확 전 단계에서는 개별 농부들이 주요 구매층이고 수확 단계에서는 비즈니스 기업체들이 주요 구매층으로 구매 특성이 다른 현지 사정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덕 스리랑카 콜롬보무역관은 “업계와의 소통을 위한 현지 에이전트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고, 현지 구매관행상 외상거래가 일반적이라는 것을 염두하고 재정능력이 좋은 에이전트를 선택해야 한다”며 "스리랑카 농업 비즈니스에서는 입소문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어, 현지 에이전트를 활용해 공급 초기 단계에서 좋은 입소문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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