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이성열
발행인 이성열

약 보름간의 선거열전을 끝내고 마침내 김신길 이사장이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29대 이사장이 선출됐다. 김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리며 큰 무리없이 선거를 치른 후보자의 선전과 선거관계자의 노고에 경의를 드린다.

선거기간동안 치열하게 경쟁했던 후보자들은 이제 피아관계가 아니다. 농기계산업발전을 위해 선봉에 서야 할 동반자이자 공동체의 일원일 뿐이다. 그러므로 조합을 함께 이끈다는 공동의식을 갖고 조합원이 하나로 뭉쳐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통 큰 조력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 특히 후보자 모두는 지도자로서의 역량과 경륜을 두루 갖춘 분들이다. 단순히 낙선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조합발전에 방관자로서 뒷전에 물러나 있다는 것은 지도자로서 취할 바가 아니다. 그러려면 아군관계를 청산하고 패배라는 상념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새로운 지도부는 출범을 계기로 조합이 그동안 제 기능을 다하여 조합설립목적에 부응하고 충실했는지 한 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재조명을 해보자는 것이다. 창립 반세기를 훨씬 넘긴 조합은 지난 20~30년 사이 출범이후 수십년에 비견될 수 없는 규모로 방대해졌다. 이에 걸맞는 조직관리와 업무추진이 이뤄졌는지 꼼꼼히 살피고 잘한 점에 대해서는 이를 유지발전시키되 그렇지 못한 부문은 과감히 척결하고 쇄신하는 작업을 하자는 것이다.

물론 조합이 조합주인인 조합원들의 경제적 지위향상과 복리증진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권외에서 보는 시각과 달리 시대적 변화를 외면하고 구태의연한 태도로 일관해 오거나 현실에 안주하여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다면 이는 방치할 일이 아니다. 따라서 옳지 않은 행태에 대해서는 진실되고 철저한 자아비판을 통해 아픔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그 실체를 도려내야 한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도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조합은 굳이 시대적 화두인 혁신이라는 수단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이같이 조직을 정비해 나간다면 조합원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유수불부(流水不腐)라는 말이 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인물은 썩는다는 말과 같다. 물과 관련해서 하천이 보호되고 사랑받는 것은 흐르는 물과 함께 생명의 에너지가 흐르고 있지 때문이다. 하천의 흐르는 물과 주변 식생은 다양한 환경을 형성하게 되고 수많은 생물들은 그러한 환경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같은 이치에서 조합은 운영의 조화로운 흐름을 통해 조합원의 서식·생장환경을 조성하여 다양하고 실질적인 혜택을 줌으로써 오로지 생산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줄 때 비로소 버팀목으로서의 가치를 한층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조합원의 속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밑바닥 상황을 꿰뚫지 않고는 어떠한 대안도 제시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단히 소통하고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행 제도나 법규의 현실 적합성여부를 가리고 필요할 경우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정비·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나가는데 한발짝도 다가설 수 없을 뿐 아니라 조합원 보호는 한낱 구두선에 그칠 공산이 크다.

아울러 대외교섭력 강화에도 힘쓰지 않으면 안된다. 당면한 제반 과제 중 어느 것 하나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학관연의 결속을 통해 후방지원세력을 확보하고 국회를 비롯하여 농림축산식품부·통상산업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등 유관부처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유기적 협조관계를 유지토록 하는 장치를 마련토록 해야 한다.

이제는 산적한 난제들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하나로 뭉쳐 총 매진할 때다.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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