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성기종 · 축산작업기 '불투명', 밭작물·스마트팜 '활기'

2013년부터 시작된 북미 농기계 시장의 침체는 국내시장에도 적잖은 타격을 줘 2017년까지 긴 매출하락의 추이가 지속됐다. 2017년 정부융자지원을 기준으로 판매된 농기계는 7,286억1,200여 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의 8,557억 여원에 비해 약 15% 줄어든 것으로 2016년 대비 2017년 농기계시장은 1,271억원 가량 증발한 것이다.

2018년 한 해 정부융자지원으로 판매된 농기계는 7,631억7,000여 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판매량 보다는 금액을 기준했을 때 4.7% 증가한 규모다. 최근 10년 내 가장 시장상황이 좋지 않았던 2017년 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회복을 마냥 낙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 트랙터시장 ‘회복’, 계절성기종 ‘위축’

2018년 농기계시장은 트랙터 기종의 판매량 반등이 크게 작용했다. 트랙터는 융자로만 2018년에 7,923대가 팔려 3,812억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2017년에는 7,124대, 3,353억원 어치가 판매됐었다. 작년 판매량을 2017년과 비교하면 댓수는 11.2% 늘고, 판매금액은 13.7% 늘어난 것이다. 트랙터의 반등은 20마력 미만의 소형트랙터 시장이 활기를 띠고,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경제형트랙터를 앞세운 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콤바인과 승용이앙기로 대표되는 논농사용 계절상품은 대형화, 고성능화로 구매수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 재배면적의 지속적인 감소와 임작업 등 영업농 중심으로 교체수요가 집중됨에 따라 대형, 고급사양에 대한 선호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콤바인은 지난 한 해 융자판매실적을 기준으로 1,875대가 팔렸다. 2017년의 1,979대 보다 5.3% 줄어든 수치다. 콤바인의 2018년 판매금액은 1,435억원 수준으로 2017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인상요인을 제외하면 크게 나아진 게 없다는 분석이다.

승용이앙기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지난해 이앙기의 융자판매량은 3,073대로 711억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농기계시장이 가장 힘들었다는 2017년의 3,351대, 786억원과 비교해도 금액기준으로 약 10% 감소한 것이다.

올해도 콤바인과 승용이앙기 등 논농사용 계절성 기종의 판매량 감소는 지속될 전망이다. 쌀 직불제를 논, 밭직불제로 통합하는 등 벼 생산량 감축을 위한 정부의 정책기조 등으로 쌀 재배면적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 등의 임작업 대행면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상업농이 작업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대형, 고급사양의 수요 증가로 일본산 등 수입품의 시장점유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경제형시장 ‘확대’, 고급형시장 ‘꿈틀’

2019년 트랙터 시장은 경제형 모델의 라인업 확대에 따른 시장 확대와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고급형 시장으로 크게 양분되며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값 트랙터’를 앞세워 경제형 시장에서 크게 재미를 본 국제종합기계에 이어 LS엠트론과 동양물산기업이 콤팩트 트랙터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콤팩트 트랙터가 시장에 쏟아짐에 따라 경제형 농기계 시장이 크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형 승용이앙기 사업으로 관련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면 승용이앙기 시장에 적지 않은 반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 회복에 총력을 기우려야 하는 업체는 고급형 시장 형성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LS엠트론과 동양농기계는 각각 파워시프트 트랙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또 동양은 일본 ISEK사의 80~110마력 트랙터를 론칭할 예정이다. 한국구보다는 구보다의 차세대 고급형 트랙터인 MR시리즈(MR607, MR657, MR707)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트랙터 기종의 판매량 증가는 부속작업기 시장의 전반적인 판매량 증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용로우더와 로타베이터 등 본기업체의 영업 전략에 크게 영향을 받는 기종은 부침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LS엠트론이 작업기업체와의 OEM공급 전략을 새롭게 체결했고, 동양물산기업 등 자회사를 통한 작업기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하는 추세로 중소작업기 전문 업체는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 밭작물기계화 촉진… 연구 개발 활기

2017년부터 추진된 정부의 밭작물기계화 촉진 대책으로 올해 정부의 직접투입 예산이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84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의 540억원에 비하면 약 46% 가량 증가한 규모다. 특히 밭작물기계화 촉진대책으로 기계화가 부진한 파종·정식 및 수확 작업기의 공급확대가 기대된다. 정부는 주산지일관기계화 지원사업에만 총 440억원을 집중 투입할 전망이다. 주산지일관기계화 사업을 주관하는 지자체는 파종·정식 및 수확 농기계는 반드시 구매하고 그 외 작물별 일관 기계화에 투입되는 기계를 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파종·정식 및 수확기는 농촌진흥청에서 고시한 ‘신기술 농업기계 지정’ 농기계를 우선 구매토록 하고 있어 신기술 인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밭농업기계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의 관련 예산은 2017년 86억원에서 올해 12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고, 기업의 자체 투자예산을 더하면 연간 약 600억원이 밭농업기계 연구개발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 수출증가세 뚜렷… ‘중국’ 등 변수는 많아

지난해 3분기 기준 농기계 수출실적은 7억4,600만 달러로 2017년 보다 2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수출실적은 사상최대인 1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같은 수출증대 효과가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트랙터와 부속작업기의 판매량의 일시적인 증가에 집중돼 있어 그 낙수효과가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세계 농기계 시장은 주력시장인 미국의 회복세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다만 중국 정부의 농기계 보조지원 규모가 크게 감소함에 따라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 축소여파로 눈길을 해외로 돌리는 중국 업체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해외 시장은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탁월한 제품력을 갖추지 못하고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국내 제조사의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내수시장이 반등하고 판매량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동공업 등 종합형업체의 연간 영업이익률이 채 1%에 그치고 있어 품질향상, 신제품개발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누적된 중고농기계로 유통시장마저 심리가 크게 위축됨에 따라 신품수요 확대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려 미국의 대북제재가 완화되고 북한의 개방이 확대되면 남북 농기계협력사업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통한 또 한 번의 도약이 기대되는 2019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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