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제품 점유율 증가 등 대리점 적자원인·대책 제안
동양물산기업(주)천안아산대리점

백항기 천안아산 동양기계 대리점 대표
백항기 천안아산 동양기계 대리점 대표

백항기 동양물산기업()천안아산대리점 대표는 "나무젓가락 하나는 부러뜨리기 쉬워도 여러 개가 모이면 꺾기 힘든 법"이라며 "대리점 하나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개선한다면 유통산업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부품표준화, 제조사의 대리점·농협·직영점 거래조건 차별, 수입제품 점유율 증가 등 최근 대리점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거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힘이 아닌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조사의 거래조건 차별대리점 적자 심화

백 대표는 국내 대리점을 대규모 적자 상황으로 내몬 원인으로 우선 대리점, 농협, 제조사 직영점의 거래조건 차별을 꼬집었다. 백 대표는 "대리점들은 A/S를 위한 수리 시설, 수리 기사, 부품을 갖춰 운영하고 있어 이를 유지하는 것에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하지만 제조사의 직영대리점에는 파격적 수수료로 노마진에 가까운 할인판매를 진행해 공정 거래를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제품가격이 흔들려 대리점 운영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문제는 대리점 운영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결국 손해는 유통망을 상실한 제조사와 가까운 사후관리센터를 잃은 농민에게까지 미친다. 또 농기계은행사업은 과거 최저가입찰제에서 예가입찰제로 개선됐지만, 농협에서 설정한 예가가 실제 공장 출고가격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 결국 대리점의 판매 부진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더해 농협을 통해 구입한 제품도 의무서비스 기간 동안 대리점 자금으로 수리를 진행해 수리비와 시간 등에서 손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백 대표는 "제조사가 직영점, 대리점, 농협과 거래조건을 차별하고 있어, 대리점만 막대한 피해를 받고 있다""농협과 제조사 직영대리점의 가격표를 들고 이에 맞춰 할인해달라는 농민들로 인해, 대리점 운영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이 문제는 제조와 유통의 불균형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모품 표준화, 제조·수리비에서 경쟁력 갖춰야

또 백 대표는 소모품에 대한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일본은 메이저 4사의 예취부를 하나의 부품공장에서 납품해 호환성이 높지만, 국내제품은 모델에 따라 규격이 다 틀리다""또 같은 규격이라도 제조사에 따라 모델명과 가격이 달라, 표준화를 통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백 대표는 국내기업의 부품과 일본기업의 부품이 동일한 재질에 동일한 규격이지만, 서로 부품명과 가격이 틀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수리가 가능해도 해당 제조사 제품을 사용하면 부품비용이 더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주유구, 전조등과 같이 보편적인 부품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된다면, 더 쉽게 부품을 구하고 부품 단가도 낮출 수 있어 제조비나 수리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백 대표는 내다봤다.

백 대표는 "모든 산업은 기초가 되는 부품산업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부품제조업체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부품을 표준화한다면 전체 농기계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제품 점유율 증가제조와 유통 함께 해결해야

수입제품 점유율의 증가도 대리점 운영의 걸림돌이다. 백 대표는 "일본산 등 수입 제품의 점유율은 30%에 이르지만, 부품 등을 모두 포함하면 50%에 이를 것"이라며 "완성도는 조금 부족하지만 100마력급 이상의 트랙터를 선보이는 등 중국 농기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호시탐탐 우리 시장을 넘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백 대표는 "국내제품에 수입 엔진 등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아직 농민들이 수입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수입제품을 선호하는 농민들의 인식을 시급히 바꾸지 않으면 결국 수입제품에 점령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기업 대리점의 적자 상황은 대리점들이 외국 기업 대리점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외국 대리점이 증가하면 결국 수입제품 공급 확산을 가속화 하는 것"이라고 백 대표는 걱정했다.

해외 제품이 국내 시장을 독점하면 국내 사정에 특화된 제품 개발이 힘들어지고, 점유율이 높은 외국계 업체가 제품과 부품가격을 올려도 구매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백 대표는 "미래산업인 첨단농업기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제조사와 유통사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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