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가격 · 사후관리 · 품질보증 다각도 검증"
업계, "'제살 깎기식' 경쟁조장, 부작용 많아"

농협이 기존보다 10~20% 가격을 낮춘 ‘경제형농기계’ 보급을 타진하고 있어 또 한 번 ‘물량’을 무기로 제조업체 줄 세우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농협은 주요 성능 가운데 필수기능은 강화하고 대신 사용빈도가 적은 보조기능을 최대한 줄여 기존보다 10~20% 저렴한 가격의 ‘경제형농기계’를 내년부터 농가에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경제형농기계 개발·보급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인 농협경제지주는 우선 내년 초에 승용이앙기 500여 대를 경제형농기계로 공급하고 농가반응에 따라 트랙터, 콤바인 등으로 대상기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농협 자재부는 12월 초에 국내 승용이앙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갖는 등 올해 안에 사업대상자를 확정, 내년 이앙시즌에 맞춰 경제형농기계 공급에 돌입하겠다는 움직임이다.  

농협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얀마사와 기존대비 약 20~30% 낮은 가격의 농기계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JA전농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농민들의 영농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경제형농기계’ 보급을 타진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농협은 ‘경제형농기계’는 ‘납품단가’는 물론 사후봉사능력, 품질보증 등 다양한 부문에 걸친 종합평가를 통해 공급업체를 선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같은 농협의 행보에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은 이미 임대은행사업용 신품농기계를 경쟁 입찰 형태로 구매·보급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제조업체 간 가격경쟁을 부추겨 품질저하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며 “농협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제형농기계’ 공급자 선정을 빌미로 또 다시 업체 간 ‘제살 깎이식’ 출혈경쟁을 조장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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