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방제만이 아닌 정밀농업 등 다각도로 발전해야

이중용 서울대학교 교수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 온 기술의 혁신은 여러 분야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이 거대한 변화 속에 농업분야의 선두주자는 단연드론이다. 최신 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는 드론은 모든 분야서 활약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다. 드론은 산업 분야 외에도 이미 우리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농업에서도 활용이 점점 넓이지고 있다. UN은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97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급격한 인구증가는 예견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농업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드론의 무궁무진한 활약이 미래먹거리를 책임질 농업분야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중용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를 만나 우리의 풍족한 식탁을 책임질 신개념의 농부’, 즉 드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근 드론을 이용한 방제가 급증하고 있는데.

농업에 있어 무인항공시스템(UAS, Unmanned Aerial System 또는 드론) 사용이 급증하는 것은 드론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해하고 지원한 정부의 발빠른 정책이 한 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농업노동력의 감소와 힘든 작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써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다만 드론을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지침이 보급에 비해 원활하지 못한 것은 우려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제에 주로 이용되고 있지만 드론을 저렴하면서 효율적인 원격정보(작물, 토양, 시설물) 수집 능력을 백분 활용해 정밀농업기술 보급이 뒤쳐진 우리의 농업기술을 빠르게 선진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드론이 방제만이 아닌 정밀농업용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농약허용물질관리제도(PLS) 시행과 관련해 드론방제의 비산여부에 관심이 뜨겁다. 드론방제효과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

PLS제도는 선진농업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매우 늦게 도입하는 상황이다. 작물보호제의 비산은 보호제가 목표하지 않은 곳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논에 뿌린 제초제가 인접한 사과 과수원이나 고추밭에 날아들면 비산됐다고 한다. 작물보호제의 비산은 드론 방제기만의 문제가 아니며 모든 살포기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드론 방제기 자체가 무조건 비산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며, 부적절하게 설계된 드론 방제기나 적절하게 제작됐어도 사용자가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비산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드론방제를 비산과 연계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오히려 드론을 활용한 방제는 비산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드론 방제는 농작물에 가까운 곳에서 방제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비산을 최소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드론을 높이 띄우게 되면 방제를 하기에는 강한 하향풍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정확한 사용법을 숙지하고 드론을 운영하면 지상 방제기보다 배의 효과를 발휘하고 비산은 줄어들 것이다. 비산 문제도 중요하지만 작물보호제가 작물에 붙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스플래시 현상으로 일부만 붙어 방제효과를 높이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드론을 이용한 방제방법에 대해 믿을만한 지침이 없다는 것이 문제제가 되고 있으며, 이런 관점에서 드론에 대한 국제표준이나 국내표준이 준비되어야 하고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최근 개발된 드론 대부분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돼있어 작업의 모든 것이 기록된다. 여기에 작물보호제 살포 유무와 압력 데이터를 함께 저장한다면 비산에 대한 근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산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저장된 자료에서 운행기록과 작물보호제의 살포 기록을 근거로 분란을 최소화시키고 작업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농업용 드론이 농업분야서 중요한 기체로 대두되는 것은 제4차산업혁명시대에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드론을 최대한 경제적으로 다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드론을 이용한 작업이 경제성만 있다면 우리 농민은 이를 이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본다. 우리 실정에 맞는 드론 활용방안과 운용을 위한 최적의 기술을 개발하고 비산문제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외국을 벤치마크해 연구하는 것은 이제 시대착오적이다. 연구자들이 우리 실정을 이해하고 개발하는 기술의 적용가능성을 잘 알아야 더욱 효과적이다. 국내실정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정책입안자들은 전문가 단체인 학회가 정책과 기술개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또 농업용드론을 판매하는 업자나 이를 이용한 농작업 대행업체의 작업자들은 드론의 조정기술과 드론 관리기술은 물론 작물보호제 살포를 전후 한 농작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함께 습득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이중용 서울대학교 교수 약력

1993 ~ 1997 전북대학교 조교수

1997 ~ 현재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

2014 ~ 2015 한국농업기계학회 부회장

2017 ~ 현재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학부장

2017 ~ 현재 ISO/TC23/SC6/WG25 의장(Conve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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