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좁다… 베트남 시장 진출 호재 될까
국내는 좁다… 베트남 시장 진출 호재 될까
  • 이재학 기자
  • 승인 2018.09.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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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제조기술 낮고 수입산 의존도는 높아
최초 구입 가격 부담… 수요 점차 증가할 것

국내에서 ‘베트남’하면 아직까지도 과거 1970년대 우리와 전쟁에서 싸운 공산국가, 혹은 최근 농촌을 중심으로 늘어난 다문화가정의 아내들이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적 분야에서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혈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 베트남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한국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약 679억 달러로 4년 연속 세계 1위 투자국 지위를 지켰다. 이번호에서는 이런 베트남에서의 농기계 시장 현황은 현재 어떠하며, 시장 진출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베트남 농기계 시장 현황
“베트남 농기계 시장은 수입산 제품이 이미 장악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베트남산 농기계 시장 점유율은 약 20%에 불과하며 나머지 80%는 수입산 제품들이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입 국가는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등이며, 외국계 회사들은 현지 대리점 확장 및 판매 지원금 제공 등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농기계별로 차이가 존재하지만 대체적으로 중국산 제품이 저렴한 가격이며, 국경무역의 이점(통관절차 간소, 물류비 절감 등) 등을 활용해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ITC(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통계를 바탕으로 추정한 중국산 농기계 및 부품의 시장점유율은 약 63%다.
일부 수입업자들은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완제품이 아닌 부분품을 수입한 후, 현지에서 조립해 판매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베트남 농기계 제조업체들은 소규모다”
베트남에도 트랙터와 경운기 그리고 트랙터를 비롯한 주요 농기계 제조업체가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규모가 작고 생산량이 적어 시장점유율도 낮으며 전문성이 많이 부족한 모습이다.
제품 및 디자인 개발을 위한 신규투자 여력도 없어 농기계를 필요로 하는 베트남 영농인들의 수요를 만족 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베트남 농기계 제조업체는 베트남 산업무역부 산하의 VEAM(Vietnam Engine and Machinery Corp)으로, 국영기업이라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내 시장점유율은 현저히 낮다.
또 현지에서 생산되는 농기계들은 대부분 저용량 엔진 제품들이며, 현지 수요가 높은 이앙기와 수확기는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부품 · 소재 산업의 부재가 현지 농기계 제조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주요 요소”라고 설명했다.

“농업 기계화율 수준 아직 낮아”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토양 준비 작업 기계화율이 70%로 가장 높았으며, 경작 및 시비 단계는 25%, 수확 및 가공단계는 3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베트남에서 농기계가 아직 보편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기도 한다.
지역별 편차도 매우 큰 편이다. 3모작을 하는 베트남 남부 메콩델타 지역은 수확용 농기계인 콤바인 사용이 보편적이지만, 그 외 지역들은 농기계 사용이 아직 일반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베트남 내 농기계 사용이 저조한 주요 원인으로 경작 가능 지역이 좁고, 농업 종사자들의 수입이 아직 낮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농업종사자들은 값비싼 신제품 보다는 내구성이 좋은 중고농기계 구매를 더욱 선호한다.
베트남 정부는 농업인들의 농기계 구매를 위해 보조금 지원과 대출이자 할인 그리고 농업기술 훈련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진출 시 유의할 점
베트남은 전통적인 농업국가이며, 세계적인 쌀 수출 국가다. 베트남 농업은 국가 GDP에서 12.6%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베트남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농기계 시장은 아직 영세 영농업자가 많아 농기계화 비율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베트남 농업은 단순 노동 및 기후에 의존하는 전통농업 방식을 기반으로 추진돼 왔다. 관련 전문가들은 “베트남은 전통농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기계 사용의 대충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농기계 사용을 통해 농민들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 및 소득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농업 현대화를 위해 농업 생산량 증대 정책 및 농촌 기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농기계 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농민들은 농기계 구매 시 사후관리 시스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베트남 농민들에게 농기계는 여전히 비싼 장비이며, 투자의 일종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실제 사용 경험이 있는 지인의 추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외에도 농기계 품질, 예비 부품의 비용과 부품 조달 용이성, A/S 서비스 역시 베트남 농민들이 농기계 구매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베트남 농기계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은 이를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최근 빈그룹(Vin Group) 등 베트남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이테크(hi-tech) 농업부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농경지 확보를 통해 농작물 생산부터 가공과 유통에 이르기까지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이들과의 협력을 통한다면 한국 농기계의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가 끈끈해졌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강화와 오는 2020년 연간 교역액 1,000억달러 달성을 약속하는 ‘한 · 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23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끈 박항서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며 ‘베트남 히딩크’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모은 덕분이다. 농기계 시장에서도 한국과 베트남은 앞으로 서로에게 윈윈(Win-Win)전략을 우선시하며,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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