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석 용인시농업기술센터 농기계담당
강진석 용인시농업기술센터 농기계담당

해마다 국정감사 시즌만 되면 농업기계 안전사고 관련 질의가 지속적으로 대두된다.

농촌진흥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업기계 안전교육은 전국 250만 농업인 가운데 매년 3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통계상으로만 보면 전국 농업인의 16% 정도가 해마다 농업기계 안전교육을 이수하고 있는 것이다. 농가인구 감소로 고령 및 여성 농업인의 농기계 이용이 늘면서 농기계 사고는 감소하다가도 최근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농업기계 안전교육은 안전에 대한 개념부터 기계의 원리, 주변 환경에 대한 주의사항, 농업기계 정비 등 교육 내용을 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범위가 넓다. 여기에 교통안전, 농업기계 활용 안전, 정비 안전등의 분야로 더욱 폭넓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교육담당자로서 질 높은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다. 

언론에서 ‘국내 농업기계 시장에 1,500명의 정비 인력이 부족하다’, ‘농산업 인력 7,000명이 부족하다’는 보도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마다 “과연 국내에 농업기계 기능 인력을 양성할 전문기관이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 농업기계를 가르치는 고등학교는 계속 줄고 있고, 대학에서 기능과 학문을 농업기계에 집중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농업기계의 근간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농업기계를 배울 곳도, 가르치는 곳도, 심지어 학원도 없다는 하소연 같은 민원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민원이 증가한다는 것은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없고, 가르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민원인의 등살에 떠밀려 교육과정을 개설하지만 늘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처방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농기계 이용이 늘면서 관련 안전사고가 증가하는 추이다. 안타깝게도 해마다 1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다. 농업기계 안전사고의 요인은 인적 요인, 환경적 요인, 기계적 요인 등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인적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은 누구나 가르치고 학습할 수 있지만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기계적 요인에 대한 교육은 농기계에 대한 기계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를 학습하고 강의할 수 있는 농업기계 공무원 인력이 하나 둘 정년을 맞고 있어 전문 인력 누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나서 농업기계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설립하고, 이를 위해 21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농업기계분야 기초교육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또한 부족한 기능인을 양성할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농기계 기능인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농업기계 분야에도 스마트팜, ICT, 융복합 기술, 자율주행 등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또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6월 북미정상회담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도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사회 전반에서 빠른 변화에 대응할 능력이 요구된다. 농기계 분야 또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나아가 남북 간 교류확대의 시대를 주도할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강조될 전망이다. 

하지만 농기계담당 공무원들이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계화된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농업기계 업무는 중앙정부(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와 시군 기술센터에서 각각 주관해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중앙과 지방이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임대사업, 순회교육, 안전사고예방, 보조지원사업 등 다양한 이슈에 잘 대응해 나가고는 있다. 

하지만 하나의 조직체계를 갖추어 일률적이고 일관화 된 정책 추진과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개발·공급하는 데 있어 지금의 구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농업인들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교육 강화, 누구나 농업기계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면 학습하고 배울 수 있는 기관의 설립과 운영 등 100년을 내다보는 농기계사업을 추진할 조직을 갖춰 통일 대한민국,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농업기계로부터 발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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