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日 농민들 반응 등 주목을
기술력 보단 사용자 중심 개발

구보다 콤바인 시연
구보다 콤바인 시연

일본 농기계 대기업 메이커의 자율주행 농기계가 올해 하반기에 출시된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자율작업 실현을 목표로 준비 중인 국내도 일본의 반응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올해를 '로보트농업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해 자동운전 안전 가이드라인을 발표,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원격감시 자동운전 농기계 보급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으며, 안전을 위해 자율주행 농기계는 농림수산성이 발표한 '농기계의 안전확보 자동화 레벨'에 따라 현재는 사용자 감시하에서 무인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2' 제품만 보급토록 했다.

이와 함께 야노경제연구소는 스마트 농업 시장이 오는 2023년에는 2016년 대비 약 3.2배 증가한 333억엔(한화 약 3,385억7,776만원)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힘입어 얀마, 구보다, 이세키 등 일본 농기계대기업 3사는 개발을 진행했고, 얀마는 10월, 구보다는 12월부터 잇따라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12월에 발매되는 구보다의 신제품 '아구리로보 콤바인(WRH1200A)'은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며, 무인 주행차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사람이 탑승해야 자율주행이 가능한 제품으로 출시된다. 구보다측은 이번 제품은 운행이 어려운 콤바인을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으며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인자율주행으로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10월에 출시하는 얀마의 로보트트랙터(YT5113A)는 센서를 적용해 사람, 장애물 등에 가까워지면 긴급정지를 하도록 설계됐다. 조작은 방진방수가 가능한 태블릿을 사용해 직진모드 혹은 오토모드로 작업이 가능하다. 또 2대의 트랙터로 작업할 때는 무인트랙터를 감시하면서 태블릿으로 조작하며, 함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얀마 신제품 YT5113A
얀마 신제품 YT5113A

이 같은 제품 개발을 지원한 농림수산성은 농가의 감소로 농기계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율주행 제품을 통해 농산업을 성장시키는 한편 농업 인력의 고령화 및 일손부족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호응하는 의견도 있는 반면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홋카이도의 한 매체는 댓글이 1,000여 개가 넘게 달리는 듯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의견을 살펴보면 △농업 발전을 위해 광대한 농장을 소수의 인력으로 운영해야 △진화된 농산업 구현 △자동운전으로 여유가 생길 것 등의 의견이 있었다.

또 부정과 우려의 의견으로는 △농기계 메이커만 소득을 올리는 비즈니스 △메이커 제품을 돕는 국가의 지원 △농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보조금 사용돼야  △무인 트랙터 및 콤바인은 큰도움 안됨 △농업인 후계자 부족 문제 대안마련 시급 △일부 대규모 농장용 등의 의견이 있었다.

제품 가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에 출시되는 구보다 신제품은 1570만엔(한화 약 1억5,970만원)에 별도로  GPS기지국 120만엔(한화 약 1,220만원)이 필요하며, 얀마 신제품은 1,214만5,000엔(한화 약 1억2,335만원)에 이른다.

홋가이도에서 대규모 농가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사람은 "현재 RTK GPS를 사용하는 외국산 자율주행 트랙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기계의 가격으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는 아직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의 보조가 더 확장되지 않으면 농가에서의 구입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번 성과는 대단하지만 실제로 농가의 일을 생각하고 추진한 것인지 의심이 생긴다"며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인건비와 기계 값이 비슷하거나 혹은 기계 값이 더 비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다른 한 사람은 "모심기는 연간 2일 정도 사용하며 기기를 10년 사용한다면 시간 상 200시간 밖에 가동하지 못한다"며, "인건비보다 고액인 농기계를 고금리로 농가에 강매해 결국 농산물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밖에 다른 의견으로는 "모심기의 경우 자율주행으로 장시간 심는 것은 좋으나 강한 햇빛에 모가 마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 같은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2019년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2를, 2020년까지 자율작업이 가능한 레벨3를 실현하는 자율주행농기계의 개발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은 레벨3 일부를 상용화하고 레벨4의 실증 및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은 레벨3 연구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학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농업선진국 보다 늦어진 출발인 만큼 해외사례를 면밀히 파악해야한다"며 "대한민국 농업 현실을 제대로 분석해 기술력을 뽐내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제품 개발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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