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전 농촌진흥청 농기계교육훈련 팀장
김영배 전 농촌진흥청 농기계교육훈련 팀장

중앙아시아 중부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은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1991년 9월 완전 독립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벼 맞춤형 재배기술 도입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최근 벼 기계이앙을 목표로 보행형이앙기 4조식(한국산)을 들여왔다. 지난달 18일부터 7박9일 일정으로 이앙기 중심의 농기계 현지교육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KOPIA 센터의 도움으로 진행했다.

동력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농기계 교육훈련과 기계이앙 작업을 열심히 시범보였다. 교육훈련은 보행이앙기의 구조와 기능, 작동원리, 운전요령, 주요부품 조절 및 점검정비, 포장작업요령, 안전사항, 사용 후 보관관리 요령 등 실기위주로 준비했다. 

5월22일에는 우즈베키스탄 ‘벼 연구소’ 시험포장에서 많은 농업분야 관계관 및 고려인, 현지 농업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계이앙 시범을 보이며 현장 교육을 진행했다. 반응은 좋았지만 모내기 할 시범포의 논갈이, 써레질, 물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평탄하지 않거나 담수가 부족해 이앙작업이 어려웠다. 이앙기가 미끄러지면서 잘 나가질 못해 힘들게 작업했다. 현장에 온 사람 대부분이 기계로 이앙하는 것도 좀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에 이앙할 논갈이, 써레질을 평탄하게 하고 물관리(2cm 내외) 등을 잘 해야 이앙기의 운전이 원활해지고, 결주와 뜬모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현장교육을 병행했다.

하지만 이앙기 점검·정비, 현장실습 교육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에 들여 온 한국산 보행이앙기에는 표준부속품이라 할 수 있는 기본 공구류, 오일깔대기, 분리침과 같은 소모품, 묘취판 등이 포함되지 않아 교육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현지인들에게는 이런 사실을 일일이 설명하지 못했지만 내심 국제적 망신을 당한 기분이었다. 수출하는 기계들은 모든 부문에서 철저히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공구 하나도 중요하고 아쉽다. 수출하는 농기계는 더욱 철저히 점검하고 확인해 비슷한 실수로 더는 망신당하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한다.

침체된 농기계 산업이 수출촉진으로 농기계업체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지원 사업이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농기계 관련 기관과 업체가 꾸준히 노력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모든 농기계 관계자들은 KOICA, KOPIA 센터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수출 발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농기계산업 발전과 수출 촉진을 위해서는 농기계 교육훈련 부서를 반드시 신설해 부족한 농기계정비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교육훈련장이 마련되면 KOICA, KOPIA 센터 등과 연계해 다양한 국가의 유력인사와 농업인 등을 우리나라로 초청해 교육을 하고, 한국의 농기계산업 발전상도 보여 줘 그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들을 통해 차근차근 수출의 길을 열어 나가면 어렵고 침체된 농기계산업에 활력이 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KOPIA 센터의 안희성 소장처럼 비록 외국이지만 열정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은 현지인들에게 깊은 신뢰를 남길 것이다. 안 소장처럼 세계 곳곳서 활약하는 인적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농기계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농기계산업이 이들 기관과 인력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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