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은행 농작업 대행 확대해
생산성향상, 인력부족해결 앞장
2020년 농업소득 5,000만원 목표
말단직원서 회장된 입지전적 인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중앙회장 선거가 민선으로 전환된 이후 첫 호남 출신 중앙회장이다.

그는 농협중앙회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중앙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상생과 협동’을 강조하는 농협 정신을 일깨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다.

김 중앙회장은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농업인이 주인으로 대접받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농협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그는 △농업생산성 향상 △농가 수취가격 향상 △농업경영비 절감 △농식품 부가가치 높이기 △농외소득원 발굴 △농가소득 간접지원 등 6대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75건의 범농협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일 농협은 전북 부안서 ‘농기계은행 농작업 및 직파 파종 시연회’를 개최했다. 농협은 농촌 인력부족, 수입농산물 확대 등에 대응하고 농업생산비비용 절감과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해 농기계은행 농작업 대행과 직파재배 신기술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농협에서 농작업 전과정을 대행했을 때 민간을 이용한 농지임대보다 3배 이상 농업소득이 높았던 사례를 바탕으로 앞으로 농협은 농작업 지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농협이 추진하는 농작업 대행과 직파재배 사업 계획은?

작년 전남 나주 봉황농협의 사례를 살펴보면 ‘농협 365영농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해 육묘부터 경운정지, 직파, 방제, 수확 등 농작업 전과정을 지원받은 농가의 농업소득이 1헥타르(1만㎡) 기준 약 67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에 농지를 임대해 기대할 수 있는 농업소득인 238만 여원 보다 무려 440만원이나 많은 규모다. 
이에 농협은 올해 전국 610개소에서 경운정지, 이앙, 수확 등 총 112만 헥타르(1만1,200㎢)의 농작업 대행을 수행하고,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무인헬기와 멀티콥터를 활용해 약 24만 헥타르(2,400㎢)를 방제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협은 생산비용을 10%이상 절감할 수 있는 직파재배를 확대해 모내기 부담을 줄이고, 직파한 논에 보리나 사료작물 등 동계작물을 재배해 농가소득을 높이는 한편 앵미발생 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영농지원을 강화할 생각이다.

 

농협의 농기계은행사업이 향후 농작업 대행 확대로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것인가?

농협은 농업인에 대한 농작업 대행을 2020년까지 120만 헥타르(벼 재배면적의 40%)로 확대하기 위한  ‘농기계은행사업 도약 3개년 계획’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협은 농업인의 농작업을 대행하는 선도농협 270곳, 농기계사업단 650개 및 광역 전문조직 10개를 집중육성하고 육묘, 이앙, 방제, 수확 등 농작업 형태에 따라 맞춤형직영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육묘, 이양, 방제, 수확, 건조 등 벼와 관련된 농작업 일체를 대행하는 ‘벼 농작업 일관대행 서비스’와 함께 보리, 조사료 등 동계작물 이모작 농작업을 대행하는 ‘365영농지원단’을 확대해 농업인의 소득 증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무인헬기와 드론을 활용해 농업인이 가장 힘들어하는 방제작업을 대행하고, 필요할 경우 비료살포, 파종, AI 등 가축 전염병 방역으로 용도를 확대할 생각이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벼 중심으로 추진하는 방제작업 대행을 밭작물, 사료작물까지 확대해 농업인 지원에 앞장서도록 하겠다.

 

중앙회장 취임 후 ‘헌법에 농업 가치 반영’, ‘2020년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농업 가치를 헌법에 반영하려는 것은 농업의 중요성과 농업인의 재정지원 근거 등을 헌법으로 보장받을 위해서다. 이에 1,000만 명 서명운동을 펼쳤고, 전국 농협조합장 명의로 국회 건의문도 채택했다.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쾌적한 농촌 환경을 제공하는데 농협이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아울러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이 적절한 가격에 팔릴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이에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힘쓰겠다. 지난해 12월 토마토와 마늘을 시작으로 품목전국판매연합을 육성해 농산물의 수급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농민들의 가격설정 역량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품목전국판매연합은 농협경제지주와 지역농협, 농가가 각자 역할을 나눠 농산물의 수급상황을 통합적이고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전국단위 조직이다.
농협은 또 경북 군위군에 영남자재유통센터에 이어 올해 경기도 안성시에 영농자재유통센터(중부자재유통센터)를 열었다. 자재유통센터는 수요를 예측해 비수기 때 자재를 저가로 대량 구매한 뒤 성수기 때 지역농협을 통해 농가에 보급한다. 2020년 전남 장성에 호남자재유통센터, 제주에 제주자재유통센터까지 열어 전국 네 곳에 자재유통센터를 설립·운영해 농업인의 경영비 절감에 도움되도록 하겠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농협 최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중앙회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현장에서 업무를 시작한 만큼 겸손한 자세로 기존 회장들이 누렸던 권한을 상당 수준 내려놓았다는 평가다. 그는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폐쇄하는 등 불필요한 관행을 없애고, 구내식당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기도 한다.
김병원 회장은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 농협이 농민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절감한 비용은 모두 농민과 농촌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농협중앙회 사내이사 등을 거치며 농업이론과 실무경험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지역 조합장과 농협중앙회 사내이사를 맡아 농협중앙회 안팎의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며, 내부인사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1953년 10월5일 전라남도 나주서 태어난 김병원 회장은 광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농업개발학 석사학위,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농협에 입사한 뒤 나주 남평농협 전무를 거쳐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을 3연임했다. NH무역 대표이사와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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