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분야에 발전적 미래를 지향하는 대변혁의 희망의 싹이 텄다. 그동안 우리가 갈구해왔던 농기계분야 구심체로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기구가 마침내 결성됐다. 한국농업기계학회가 산하에 정책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구성원은 위원장을 포함하여 모두 23명으로 정부와 학계, 농업기계생산업체와 유관기관 및 단체, 그리고 원로농기계인과 언론(본지)까지 산····언이 총망라됐다. 갓 구성만한 탓에 이 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농기계산업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온통 환영일색이다. 컨트롤타워 결성을 얼마나 열망했던가를 대변하는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저변엔 이 위원회가 전문가 집합체인 만큼 컨트롤타워 역할에 충실해 줌으로써 현재 처한 총체적 난국에서 헤어날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을 것이다.

정책위원회가 골격을 갖춰 정식 출범하게 되면 농기계분야가 안고 있는 주요현안을 파악하고 경중과 완급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여 사업을 추진하겠지만 고민은 적지 않을 것이다. 너무나 많은 현안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별기업이나 개인이 해결할 수 없고 다중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부터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예컨대 농기계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일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농협의 농기계은행사업이다. 농협은 이 사업에서 최저가 입찰이라는 미명아래 생산업체로 하여금 반값수준에서 납품하도록 유도하여 자체창구를 통해 시중가격보다 훨씬 낮은 수십%의 할인을 해 줌으로써 이중가격형성에 따른 유통시장 교란행위를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간유통업체인 대리점들은 농기계제조회사에 농협과 경쟁가능한 선에서 농기계판매활동을 할 수 있도록 농협 할인율만큼의 수수료인상을 요구한다.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제조업체의 선택은 단 하나다. 수수료인상분만큼 농기계가격 인상이라는 고육책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는 가운데 유통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이란 말은 사치다. 너죽고 나살자는 것도 아니다. 너도죽고 나도죽자다. 과당경쟁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다. 농기계유통시장이 이처럼 난장판이 되기까지 원인제공자의 중심에 농협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농협의 갑질은 뿌리채 뽑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건 분명 적폐다. 정부만이 해결할 문제다. 그러자면 누군가가 나서서 정부를 설득하고 움직여야한다. 그 일을 이번에 구성된 학회의 정책위원회가 맡아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책위는 농업기계화촉진법 등 관련법규가 미래지향적 가치를 충분히 담고 있는지 살펴야하고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하여 외청과 산하기관의 관련조직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구성돼 운용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농식품부내 분산돼 있는 농업기계 관련업무를 통합하여 총괄 관리할 방법은 없는지도 검토해야 하며, 차선의 방법으로 담당부서의 정보를 공유하고 공조할 수 있는 강력한 내부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농업기계분야 대응방안을 강구하여 효율적 추진을 통해 획기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밭작물 스마트팜 관련 기계 장비의 자동화·무인화를 실현토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핵심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지원을 극대화하고 더불어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R&D지원을 확대하는 동시 핵심기술에 대한 공동연구 개발도 꾀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정책대안도 마련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관심을 가져야할 현안은 수두룩하다. 단번에 모든 문제를 풀어낼 수는 없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차근차근 준비를 하여 컨트롤타워로서 제 모습을 갖추고 더디더라도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산업은 충분히 만족하고 기다려 줄 것이다. ‘정책위출범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며 조기가동을 통한 순항과 알찬열매가 맺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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