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맞춤형으로 국내외 인기

 

임종배 (주)범농 대표
임종배 (주)범농 대표

 “1990년대 국내 육묘산업이 태동하면서 농가에서 쓰기 시작한 외국산 육묘 트레이는 불편함이 많았어요. 몸에 옷을 맞췄다기보단 옷에 몸을 맞춘 격이었습니다. 우리가 키우는 작물에는 잘 안맞는 제품이 태반이었죠. 그때부터 연구를 시작했어요. 우리 농가와 작물 실정에 맞게 만들어서 농업인들의 일손을 덜어드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범농 임종배 대표는 한국의 육묘산업과 동반하며 다양한 트레이 제품군을 개발해 왔다. 1995년에 설립된 범농은 갖가지 형태의 육묘트레이를 생산하는 국내 1등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지금은 해외 4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임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 익산공장에 큰 불이 나서 회사에 큰 타격이 왔던 적이 있었다고 술회한다. 당시에 일본 수출을 하고 있었는데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일본의 수입업체가 계약을 파기하지 않고 기다려줬으며 오히려 선금을 지불하는 등 제품생산을 지원해 준 것이다.

그때부터 고객의 품질만족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유일한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지금까지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는 정읍 제3산업단지 안에 자리잡은 범농은 가지과류, 엽채류, 양채류, 화훼류용 등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육묘트레이를 생산하고 있다. 농업인 고령화와 육묘 활성화로 대부분의 작물들이 전문육묘장과 자가육묘장 등에서 키워진 후 정식되면서 더 많은 종류의 트레이가 선을 보였다.

 그러나 범농 육묘트레이의 진가는 형태와 함께 그 기능에 있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범농의 측면타공 트레이는 트레이 측면의 물고임을 방지해 뿌리 엉킴이 없어 농가의 환영을 받고 있다. 뿌리의 외부접촉으로 인한 수분 건조가 최소화돼 뿌리 발근이 좋고 잔뿌리 발생이 많아진다. 그래서 측면타공 트레이를 이용한 작물은 분포 정식 후 활착이 빠르고 수인성 병원균의 감염도 지연되며 박과류의 발아율도 상승된다.

 범농은 R&D에 전력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경상대, 강릉대 시설원예학과와 산학협동 연구 등으로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공동연구로 세계 최초 개발한 고기능 화이브루트 플러그 트레이는 국내는 물론 해외 바이어들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 해외수출의 발판이 됐다. 입모율 100%에 살균 작용까지 하는 기능성 화이브루트 트레이는 안쪽에 뿌리가 닿으면 뿌리 신장을 억제하고 측근의 발생이 증가해 근분이 억제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런 효과로 인해 생육 초기에 튼튼한 근분을 만들어 줌으로써 양수분의 흡수력이 증가돼 후기생육을 왕성하게 한다.

 또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실용화연구동에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설립해 다양한 고기능성 고품질의 육묘용 트레이 및 화분 포트를 개발했다.

 해외로 나가는 물건을 선적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는 범농의 임직원들은 남다른 주인의식을 갖고 있다. 수출업무로 해외체류가 잦은 임대표가 자리를 비울 때가 많기에 자기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투철하다. 임 대표는 수년간 시행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직원간의 소통과 책임의식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덕분에 원자재관리, 상품개발, 해외마케팅 등 자기업무를 스스로 조율하는 업무시스템이 효율적인 회사운영의 밑받침이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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