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베일 조사료의 효율적인 이용 및 관리방법

이성현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농업연구관
이성현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농업연구관

우리나라에서 이용되는 조사료는 대부분 벼를 수확한 후의 볏짚, 이탈리안라이그라스, 총체맥류, 옥수수 사일리지 등이다. 조사료의 종류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볏짚의 경우 대부분 논에서 건조한 후 베일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분의 함량이 낮은 상태로 유통된다. 반면 총체맥류, 옥수수,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의 조사료는 청예 상태에서 수확하며 수확 후 수 시간 이내에 원형베일 조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수분을 함유된 상태로 유통된다.

볏짚 또는 기타 조사료의 경우 건조과정 중 비가 내리면 고스란히 비에 젖게 되고 조사료의 품질이 저하된다. 국내 생산 조사료는 대부분 원형베일로 조제되고 스트레치 필름을 3~6겹으로 피복한 후 유통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치필름을 뜯어보지 않고는 내부 조사료의 수분, 품질 상태 등을 알기 어렵다. 조사료를 생산하는 농민은 자기가 생산한 조사료가 어떤 상태의 품질을 가졌는지 알고 있지만 조사료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축산농가 등은 조사료의 품질 상태가 스트레치 필름위에 표기되어 있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2016년 전국 조사료의 품질 등급을 보면 A등급 63.4%, B등급 22.7%, C등급 6.7%, D등급 5.2%, E등급 2.0%로 나타나 국내 생산 조사료의 품질 등급이 비교적 높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품질 등급은 조사료를 수확하는 시기의 기상 조건에 따라 차이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논 또는 밭에서 이모작 재배로 생산되는 조사료의 경우 수확시기가 매우 한정되어 있어 품질이 불량한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기도 하며 작물의 수분함량이 매우 높은 상태에서 수확작업이 진행되어 조사료의 품질이 저하되기도 한다.

국내에서 조사료를 수집하기 위해 사용되는 원형베일러의 경우 베일조제 압력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고 베일을 조제하는 방법에 따라 벨트식과 롤러식이 있다. 베일의 조제 방법에 따라 수분 30%의 이탈리안라이그라스를 100bar의 압력으로 조제했을 때 작업방법에 따라 롤러식이 240kg, 벨트식이 290kg으로 약 50kg의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베일의 조제 압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같은 수분의 베일도 무게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일례로 이탈리안라이그라스의 경우 벨트식 원형베일러를 사용하여 수분 30%의 이탈리안라이그라스를 100bar, 130bar의 압력으로 조제하였을 때 무게가 각각 290kg, 370kg으로 80kg의 무게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 조사료 생산시스템을 파악하고 조사료의 품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조사료 이용체계는 크게 조사료 예취, 집초, 원형베일러 또는 사각베일러를 이용한 결속, 랩핑 및 저장, 급이 등의 작업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볏짚을 조사료로 이용하는 경우는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한 후 배출된 볏짚을 건조하지 않고 생볏짚 랩사일리지로 활용하는 방법과 논에서 완전히 건조시킨 후 이용하는 방법으로 구분된다.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 목초의 경우도 예취 후 예건한 후 원형베일을 조제하는 방법과 예건을 하지 않고 생초의 상태로 원형베일을 조제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모든 방법에서 원형베일을 조제한 후 바로 뒤이어 스트레치필름을 사용해 원형베일을 4~6겹으로 피복하여 외부공기와의 유통이 없도록 밀봉한 후 저장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옥수수 사일리지의 경우 과거에는 벙커사일로, 타워사일로 등에 저장 발효한 후 주로 이용을 하였으나 최근에는 수확하면서 일정한 길이로 절단한 후 원형베일로 조제하는 자주식 일체형 수확기가 개발되어 일부 농가에서 이용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예취, 수집을 한 후 별도의 기계에서 결속, 포장을 하는 방법과 예취, 수집, 결속, 포장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법이 있다. 이 시스템의 경우 관행의 방법에 비해 노동력 절감효과가 크기 때문에 향후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방법의 경우 예건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수확 손실이 적은 장점이 있으나 적정 수분함량을 측정 분석하여 예취 및 원형베일을 조제해야만 발효품질이 우수한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조사료 유통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통되는 조사료에 수분함량, 중량 등을 표기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치필름으로 피복된 조사료의 경우 무게는 차량으로 운반할 때 차량계근소에서 계량이 가능하지만 수분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베일의 수분을 측정하기 위하여 스트레치필름으로 피복된 원형베일에 구멍을 뚫은 후 샘플을 채취하여 분석을 하며, 구멍을 뚫은 부위는 테이프 등으로 밀봉하여 외부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샘플을 채취하는 노력과 수분을 분석하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구멍을 뚫은 부위는 밀봉을 하여도 햇빛에 의한 열화 등으로 밀봉부위가 손상되어 외부 공기의 유입에 의해 내부 조사료의 변질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조사료를 보관하는 방법에 따라서도 조사료의 품질변화에 큰 영향을 준다. 스트레치필름으로 피복한 조사료는 눕혀서 보관하던 세워서 보관하던 영향이 없지만 스트레치필름으로 피복하지 않은 조사료는 세워서 보관하는 것보다 눕혀서 보관하는 것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 또는 TMR 배합소에서 원형베일을 소비하는 순서는 먼저 조제한 것을 먼저 사용하는 선입선출의 형태로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오랜 저장기간 동안 품질의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조사료를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료의 수분을 측정 분석하는 방법은 근적외선 분광법, 마이크로파건조법, 전기전도도법 등이 있다. 이들 중 어떤 방법을 이용하더라도 스트레치필름을 손상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들 방법의 경우 건조오븐에 완전 건조하여 분석하는 방법과 비교했을 때 수분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모두 이용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스트레치필름으로 피복한 원형베일의 경우 랩핑 작업을 한 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베일 내에서 수분 이동이 발생하여 전체적으로 수분평형 상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서 측정해도 같은 수분을 가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이와 같이 베일 내에서 수분 평형이 일어나면 베일의 어느 위치에서 수분을 측정해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분측정을 위한 노력이 줄어들고 정밀도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원형베일 조사료 종류별, 위치별로 샘플을 채취하여 수분을 분석한 결과 동일한 원형베일에서 측정한 수분의 차이가 측정위치에 따라 2.5~23%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나 랩핑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베일 내의 수분평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원형베일의 수분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곳에서 수분을 측정한 후 이들의 평균값을 구하여 각각의 원형베일 수분으로 표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스트레치필름으로 피복된 원형베일의 수분을 효과적으로 표기할 수 있는 방법은 베일러로 원형베일을 조제한 후 스트레치필름을 피복하기 전에 전기전도도 방법 등 현장에서 바로 수분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이용하여 측정을 하고, 스트레치 필름을 피복한 후 그 위에 수분을 표기하는 방법을 이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많은 곳의 수분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베일의 수분을 비교적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스트레치 필름을 피복하기 전에 수분을 측정하기 때문에 피복 비닐의 손상도 없이 조사료의 손상 없이 오랜 시간 동안 보관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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