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장
강금춘 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장

자연기후와 인력, 축력에 의존해 농사를 짓던 예전과 달리 오늘날의 농업은 상당한 에너지 집약적 산업으로 발전하였다. 우리가 겨울에도 신선한 채소를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농업생산 과정에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는 시설원예농업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화석연료 없이는 당장 우리 농업을 유지할 수 없다. 특히,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등에서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난방을 하는데 사용하는 연료로는 유류가 81%, 연탄, 펠릿 등 고체연료가 9%, 전기 8%, 기타 신재생에너지와 가스가 약 2%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유류 의존도가 높다 보니 국제유가의 변동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으며,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한파가 길어짐에 따라 농가 경영비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는 바로 농가의 경영 악화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 에너지비용의 절감은 현재 우리농업이 당면한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석유류의 고갈 및 고유가 등에 대응하여 농업에너지의 절감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온실의 난방에 소요되는 석유에너지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원예시설의 열손실 취약부위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파악하고 개선방법을 제시 할 수 있는 에너지 진단 및 컨설팅 시스템을 개발하였으며, 원예시설의 보온력 향상을 위하여 고 단열소재인 에어로겔 신기술을 융합한 보온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절감을 위한 효율향상 기술로써 온실난방을 위한 온풍기의 가동 시에 연통으로 빠져나가는 배기 폐열과 환기 시에 외부로 배출되는 환기열을 회수하여 난방에 다시 활용하는 배기열 회수장치 및 열회수형 온습도 환경제어장치 등이 개발되어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농업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로는 주로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농업시설의 냉난방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열, 지하공기열, 발전소 및 공장 등에서 버려지는 산업폐열 등의 재이용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최근에 개발한 계절간 축열 온실 냉난방시스템은 보온성과 단열성이 우수한 지하 공간인 충적대수층이라는 대용량의 열저장조를 이용하여 계절간 발생되는 남아도는 열에너지의 이용을 극대화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열에너지를, 여름철에는 뜨거운 열에너지를 지하 공간인 충적대수층에 저장한 후 다음 계절(여름, 겨울)에 온실의 냉난방에 사용하는 기술로서 동절기 히트펌프 효율을 20%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이와 같이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농업시설이 설치된 지역의 여건에 따라 지열, 지하공기, 강변여과수, 화력발전소 폐열, 공장 폐열, 계간축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열원을 이용할 수 있는 냉난방시스템을 개발하여 시설농가의 선택의 폭을 확대하였다.

앞으로의 농업에너지는 신소재 등 첨단 공학기술을 농업시설용 구조 및 초 단열재 개발 등에 접목하는 ‘기술융합’이 필요하다. ‘신에너지’인 미생물연료전지, 수소연료전지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이용한 농업에너지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재생에너지’인 태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등을 통한 지속가능한 농업과 에너지생산 농업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기반을 두고 발전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농업은 에너지 투입 없이는 발전이 불가능한 산업이 되었다. 따라서 에너지 절감을 위한 새로운 기술의 끊임없는 개발과 영농활동에서의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저작권자 © 한국농기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