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규 전 농업기계화연구소장
박원규 전 농업기계화연구소장

무술년(戊戌年) 새해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축제 분위기이지만 북핵과 적폐 청산 등으로 어수선한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의 첫 정책 사업이 시작되는 것 같다. 지난해 농축산 분야는 조류인플루엔자(AI), 가뭄과 쌀값 대책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현상 유지에 급급했던 한해였다.

우리 농촌을 보면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이 40.3%(2016년)로 일본 39.7%보다 높아 농가의 고령화가 심각한 상태이고, 40세미만 청년 농가 수는 전체 농가의 1.3%인 14,366호로 젊은 세대는 농업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며, 농가의 노동생산성은 1990년대 8.7%에서 2000년대는 3.2%로 크게 하락한 반면 농업소득은 1,130만 원대에서 15년간 정체하고, 식량 자급률은 1990년 43%에서 2016년에는 24%로 급감하였다.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먹거리를 수입에 의존해야 되고, 우리 농축산업은 기피하는 산업으로 존립이 어렵게 될 것 같다. 과연 이래 가지고 ‘우리 농업이 미래 성장산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게 된다.

젊은 세대가 농축산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낮은 것도 있지만 농사일하기가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은 농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농사일은 누구도 하려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근래 쌀 재고 증가로 정부가 몸살을 앓고 있으며, 벼를 심지 말고 콩이나 다른 작물을 심어 달라고 요청해도 계속 벼를 심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작물을 심으면 농사일하기가 힘들고 벼농사는 이앙부터 수확, 도정까지 일관작업이 기계화되어 누구나 쉽게 농사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실정을 감안하면 농작업이 기계화· 자동화되지 않는 농축산업은 서서히 도태돼 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 농축산업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전략작목을 선정하고 동 작목에 대해서는 일관작업의 기계화·자동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요즘 기계 산업의 국제적인 트렌드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자동화 등이 기존 산업군에 영향을 미치면서 초지능, 초연결, 초혁신으로 재현되고 있다. 농기계와 ICT의 결합은 농축산물의 생산, 유통, 판매, 소비에 이르기까지 원격 및 자동제어로 농축산업 생산성 향상에 필수요건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농기계는 농축산업의 인프라와 같은 것으로 정부의 농기자재 지원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농기계 판매실적을 보면 수출은 9억54만9천 달러로 전년도 8억2천855만 달러에 비하여 8.7%가 증가 되었다. 그러나 국내 농기계 판매는 7천286억 원으로 전년 8천557억 원에 비하여 14.9%가 감소되었고, 밭작물 농기계 보급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으로 밭작물 농기계  지원 정책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이다.

금년도 정부의 농기계 지원시책을 보면 농기계 구입지원 융자금 7,100억원과 생산 및 사후관리지원 융자금 2,000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하며, 농기계 구입 지원방법을 정액제로 개선하여 종전 80%이내를 규격별 융자한도 범위 내에서는 100%까지 융자지원 할 수 있도록 확대하였다, 그리고 농기계 임대사업 지원은 580억원(보조)으로 전년보다 40억원이 증가 되였으며, 그중 밭작물 농기계를 중점 보급하는 주산지 일관기계화 예산은 1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0억 원이 늘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60억원을 증액한 것은 정부가 밭작물 기계화를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농기계 임대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밭작물 농기계 구입 및 이용에 일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밭작물 농기계의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서 관련기관 단체 중심으로 농기계 산업체와 협의체를 구성 운영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농기계 없는 농축산업은 생각 할 수 없지만 농축산 농가가 자기 돈으로 새로운 농기계를 구입하기는 더욱 어렵다. 정부는 농기계 연구 개발과 구입 지원 확대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는 한편 현재 시행하고 있는 농기계 구입지원 융자금 지원 방식을 농업경영체 중심으로 개선하는 등 영농규모에 적합한 농기계가 시장자율 경쟁체제로 판매되도록 하고, 신기술 농기계 대상을 사전 고시하여 동일한 규격이 검정에 합격하면 신기술 농기계로 지정하는 제도를 개선하여 밭작물 농기계, 로봇, 드론, 자율 주행트랙터 등 ICT가 결합된 농기계 개발 보급으로 농기계의 4차 산업혁명과 정밀농업이 실현되기 바라면서 덧붙여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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